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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6-02 조회수 : 205

세상을 이기는 힘

 

 

최후의 만찬이 끝나고 난 다음 이어진 예수님의 말씀 부분을 마감하는 오늘의 대화는 제자들이 저희는 스승님께서 하느님에게서 나오셨다는 것을 믿습니다.” 하는 신앙고백을 하도록 이끌며, 이 고백은 그것이 바로 우리의 고백이 되도록 초대합니다. 제자들의 신앙고백 앞에서 예수님은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하고 분명하게 응답하십니다.

 

이러한 확신에 찬 신앙고백 이후에도, 예수님의 수난 기사는 사도들이 예수님을 거슬러 저항하기 시작한 세상의 힘에 짓눌려 스승을 저버린다는 사실을 전해줍니다. 그러나 하나의 진리가 제자들의 저버림을 비롯한 이 모든 비통한 시나리오를 지배합니다.

예수님은 몸소 제자들에게 적대자들의 손에 당신이 고통받는 것을 내버려 두도록 명하십니다. 이러한 적대감은 늘 있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나, 하느님의 사랑은 이 적대감을 거슬러, 적대감이 포위한 세상을 거슬러 승리할 것입니다. 성부는 당신이 사랑하시는 성자와, 성자가 당신과 함께 있도록 택한 사람들을 저버리지 않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그리스도교 희망은, 우리의 근심과 고통을 잠재울 미래의 보상으로서가 아니라, 근심과 고통을 극복해 나가는 여정에서 우리의 사랑을 견고하게 할 하나의 힘으로 하늘을 향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모르거나 섬기지 않는 텅 빈 세상을 변화시켜 그곳에 살아야 할 사람들, 나아가 하느님 나라를 알리고 그곳에 우리의 이웃들이 살도록 힘써야 할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매 순간 예수님을 따라 하늘에 오르는 삶을 포기해서는 안 되며, 우리의 이웃을 주님께 인도하는데 지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마감되는 말씀 부분 전체를 다시금 읽어 보면, 우리는 예수님이 순차적으로 성부와 성령과 당신 자신 곧 성자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성부는 성자를 통해서만 말씀하시며, 성자는 성령이 우리를 하느님 자녀로서의 삶에 순응하도록 이끄심을 전제로 우리 안에서 일하십니다.

이러한 신비스러운 순환 장면은 우리 안에서, 그리고 우리 둘레에서 점점 더 분명해지고 확대되어 나갑니다. 물론 조건이 따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이 단순히 지적이거나 감정적인 차원이 아니라, 온몸을 투신하는 실천적 행동을 동반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먼저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하고 말씀하시는 주님을 직접 만나 뵙기 위해 기도로 시작해야 하며, 세상을 이기신 주님을 마음에 모시고 있는 신앙인임을 행동으로 드러낼 때 비로소 가능한 일입니다.

 

오늘 주님은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임을 예고하시면서, 아울러 그 고난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끝내 세상을 이기신 주님 말씀 따라 살기로 다짐한 우리로서 참 평화를 누리는데 고난이 전제되어야 한다면, 고난을 마다할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오늘 하루, 주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으로서 신앙인으로서의 모습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가운데, 만나는 사람들에게 우리 주님은 세상을 이기신 분임을 알리고, 그분 안에서 참 평화를 누리도록 이끄는 신앙의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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