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6월 5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6-05 조회수 : 141

일치와 영광

 

 

예수님의 기도는 이어집니다. 그러나 앞 단락, 곧 어제 복음에서는 기도의 대상이 제자들에게 한정되었으나, 오늘은 제자들만이 아니라 이들의 말을 듣고 저를 믿는 이들에게로 확대됩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당신 사명 수행의 협조자로 부르신 제자들만이 아니라, 이들의 선교 활동을 통하여 모든 시대와 모든 장소에서 믿는 이들의 공동체 곧 교회를 이룰 사람들까지 당신 기도 안에 담으십니다.

예수님은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십니다. 이 기도는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하는 기도와 짝을 이루면서 동시에 동일한 내용으로 다가옵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름으로써, 믿는 이들은 성부와 성자를 하나로 묶는 하나 됨, 사랑의 일치에 동참하게 되며, 그렇게 하나가 되어 세상에 대한 하느님의 구원과 예수님이 수행하신 사명의 진실성을 나타내는 표징 그 자체가 됩니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십시오.”

 

이어서, 영광이라는 주제가 다시 등장합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통하여 성부에게서 받으시는 영광은, 그분이 성부와 이루시는 일치가 사람들에게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는 신앙인들은, 또 그들대로 예수님의 영광에 참여하면서, 그것을 세상에 드러냅니다.

이렇게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 또한 서로의 사랑으로 이루어지는 일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합니다. 믿는 이들이 예수님과 함께 있음은 주님이신 그분의 상황에, 곧 수난으로 당신 자신을 끝까지 비우고 낮추시는 순종과 함께 죽음과 부활로 영광 속에 들어 높여지심에 동참함을 의미합니다: 저는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는 제 안에 계십니다.”

 

끝으로, 예수님은 하느님을 의로우신 아버지로 부르시며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들도 제가 있는 곳에 저와 함께 있게 되기를 바라시는 청을 올리십니다. 하느님께 적용된 의롭다라는 수식어는, 우선 하느님이 내리시는 판단과 심판의 올바름과 완전함을 뜻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개념은 또한 그분의 성실하심과 특히 자비하심을 강조하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올바르게 판단하거나 심판하시되, 자비가 판단이나 심판의 탁월한 잣대로 자리한다는 의미에서의 의로움을 말합니다. 이 자비로운 잣대는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알게 된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적용될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저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는 주님의 기도와 바람이 성취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과 하나 되기 위해 심지어 하느님이심까지 포기하고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 오신 것처럼, 우리도 우선 이웃과의 일치를 말하고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포기와 희생을 앞세워야 합니다. 일치라는 것이 어차피 서로 다름을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포기와 희생으로 일치를 이루는 그것만으로 영광을 말하기에 충분합니다. 포기와 희생으로 일치를 이루고 일치를 통해 영광에 동참함이 바로 우리가 주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임을 드러내는 구체적 표징이 될 것입니다.

오늘 하루, 내적 외적으로 내 것을 조금이라도 내려놓고 이웃과 하나 됨을 추구하는 가운데 주님을 믿고 따름이 얼마나 큰 기쁨이며 영광인지를 확인해나가는 은혜로운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