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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6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6-05 조회수 : 109

내 양들을 돌보아라!

 

 

오늘과 내일은 요한복음의 마지막 부분, 베드로의 수위권과 요한의 운명에 관한 본문을 읽고 묵상합니다. 이어서, 부활시기 마지막 날인 이번 주일에 교회의 시작을 알리는 성령강림을 대축일로 기념하면서 우리는 교회의 시기인 연중시기에 다시 들어섭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익히 잘 알고 있는 내용이면서, 동시에 교황님 즉위 미사 때 봉독된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우리 가톨릭교회의 볼 수 있는 으뜸이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에 이어, 레오 14세 교황님이 지난 518일 성베드로대성전 광장에서 즉위 미사를 거행하실 때도 어김없이 이 복음 말씀이 선포되었습니다. 예수님이 사랑으로 가르치시고 행적을 펼치셨던 것처럼, 그 대리자인 교황님 또한 똑같은 모습으로 지상교회를 이끌어나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의 표지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세 번에 걸쳐 베드로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하고 물으십니다. 한 자리에서 이러한 질문을 세 번 되풀이하신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한 자리에서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한 사실을 떠올리게 됩니다.

공관복음서에 따르면 베드로는 모두 스승님에게서 떨어져 나갈지라도, 저는 결코 떨어져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마태 26,33; 마르 14,29)하고 호언장담했던 사람입니다. 예수님의 부활 소식에 다른 어떤 제자보다도 기뻐했겠지만, 마음 한구석엔 떨쳐버릴 수 없는 죄책감이 크게 자리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베드로가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그래서 마음의 치유가 필요했습니다. 세 번이나 배반한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무엇인가를 알아보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베드로의 죄책감과 심적 고통을 근본적으로 치유해주기 위한 목적에서 동일한 질문을 던지신 것입니다. ,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하는 응답이 주님의 사랑에 베드로가 답할 수 있었던 가장 위대한 고백으로 자리하게 된 이유입니다. 배반의 경험이 있었으나, 이 배반의 고통을 주님께서 몸소 치유해주셨기에, 베드로는 다른 사도들보다 더욱 큰 사랑과 열정으로 내 양들을 돌보아라 하는 사명에 충실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갈릴래아 호수에서 고기잡이를 하던 베드로에게 건네졌던 나를 따라라하는 예수님의 음성을 한 번 더 듣는 기쁨과 영광을 마음에 간직하며, 교회의 수장으로서의 삶에 더는 한치의 빗나감도 없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어, 베드로가 어떠한 죽음으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할 것인지 가리키신 것이다.”

 

예수님은 당신의 어린양들을 돌볼 제자들에게 오로지 당신께 대한 사랑 하나만을 요구하십니다. 그러나 이 사랑은 어린양들을 돌볼 때 드러날 수 있고 또 드러나야 하는 마음과 행위를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은 어린양들을 돌보는 그 사랑의 마음과 행위를 보시고, 제자들의 당신 사랑을 기꺼이 받아들이실 것입니다.

오늘 하루, 만나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마음과 자세를 힘껏 열어 보이면서, 주님과 하나 됨을 늘 추구하는 신앙인, 이를 참 기쁨과 영광으로 마음에 품는 신앙인의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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