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마테 : 10,17-22
환난 속에서 더 깊이 주님과 일치하고 그분을 찬미합시다!
또다시 여름 캠프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삼복더위에는 주방에 들어가는 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찾아올 아이들에게 대접할 짜장 소스 2백인 분 만든다고, 주방 한 귀퉁이에 쭈그리고 앉아
산더미처럼 쌓인 양파를 깎고 있노라니,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눈에서는 눈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힙니다.
이 한여름, 올해도 주방 노동자들, 현장 근로자들은 더위와의 한판 싸움에 벌써 지쳐가고 계실 것입니다.
하루에 꼭 세 번씩 땀을 비 오듯이 흘리니, 샤워를 세 번씩 하게 됩니다.
저 같은 사람은 그나마 양반입니다.
정 힘들면 쓰러져 드러누우면 그만인데, 상황이 그렇지 못한 분들도 많습니다.
두툼한 작업복과 작업화, 안전모와 뜨거운 불길 가까이서 일하시는 분들의 삶은 어쩌면 이 시대 또 다른 순교자들의 삶입니다.
사랑하는 가족들 생각하며 묵묵히 인내하며 비지땀을 흘리는 일상의 순교자들에게 끈끈한 동지의식을 느끼며, 큰 박수를 보냅니다.
오늘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축일을 맞아 바오로 사도께서는
일상의 순교자로 살아가기 위한 비결을 잘 소개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환난도 자랑으로 여깁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환난은 인내를 자아내고 인내는 수양을, 수양은 희망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결핍 투성이인 우리가 제한된 조건의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환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다양한 고통과 시련이 줄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별히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환난은 다양한 얼굴로 우리를 찾아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환난을 친구처럼 여기는 것입니다.
환난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를 보십시오.
그는 놀랍게도 환난을 자랑으로 여겼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주님을 만난 이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환난을 두려워하고 거부하는데, 그는 환난을 호의적으로 바라봤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확신하게 된 것입니다. 환난을 통해 인내의 덕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을, 인내의 덕은 우리를 수양으로 이끈다는 것을, 결국 수양은 우리에게 희망을 선물로 준다는 것을 말입니다.
오늘 축일은 맞이하시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짧은 생애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진리라는 것을 만천하에 선포하는 표지였습니다.
너무나도 짧은 지상 생애였지만, 그 기간 역시 환난과 슬픔과 고통으로 가득한 나날이었습니다.
그러나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환난을 나쁘게 보지 않았습니다.
바오로 사도처럼 환난을 주님께로 나아가고, 주님을 만나고, 주님 은총 안에 잠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로 삼았습니다.
환난이 다가올 때, 고개를 더 높이 하늘로 쳐들었습니다.
환난을 더없는 기쁨과 축복으로 여겼습니다.
환난 속에서 더 깊이 주님과 일치하고 그분을 찬미했습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