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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5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7-25 조회수 : 106

사도 야고보

 

 

오늘 우리는 열두 사도 가운데 한 분인 사도 야고보를 기립니다. 야고보라는 이름을 가진 사도가 두 분이 계시는데, 한 분은 알패오의 아들로서 전통적으로 예수님의 형제들가운데 한 사람으로 여겨지며(마태 13,55; 마르 6,3; 갈라 1,19), 훗날 예루살렘 교회의 책임자 곧 주교로 봉직하셨던 분으로 추정되는 야고보이며(축일 53), 또 한 분이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제베대오의 아들이며 사도 요한의 형인 야고보입니다. 이 야고보 사도는 44년경 사도로서는 처음으로 예루살렘에서 순교하시며, 그분의 유해는 여러 곳을 거쳐 지금은 도보 순례로 유명한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주교좌성당에 모셔져 있습니다. 교회는 이 두 분을 구별하고자,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는 소() 또는 차() 야고보로,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는 대() 또는 장() 야고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제베데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다가와 무엇인가를 청한다는 이야기로 열립니다. 마태오 복음저자가 원전으로 사용했을 마르코 복음에는 제배데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이라는 이름이 직접 거명되지만, 오늘 복음에서는 두 아들의 자리를 어머니가 대신합니다. 다시 말해서, 마르코 복음에서는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 오른쪽과 왼쪽 자리를 직접 청하는 것으로 기술되어 있지만, 마태오 복음 저자는 이들의 청원이 예수님의 가르침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여, 이 두 사도의 명예에 흠을 내지 않으려는 차원에서 어머니를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세속적인 자리로 취급되고 있는 오른쪽과 왼쪽 자리에 관한 진정한 의미와 수용에 관한 질문만큼은 두 사도에게 직접 건네십니다.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그것은 결국 예수님이 마시려는 잔, 곧 그분의 수난과 십자가상 죽음을 받아들일 때 가능한 자리로 선포됩니다.

 

한편, “다른 열 제자가 이 말을 듣고 그 두 형제를 불쾌하게 여겼다.하는 언급에서, 우리는 이들도 똑같은 생각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 예수님의 애정어린 가르침이 펼쳐집니다. 오늘 말씀의 근본적인 메시지가 이 가르침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동일한 말씀이 이어집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이유는 간단합니다. 제자는 스승을 따르는 사람이어야 하기에, 스승이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다면제자들도 마땅히 섬김의 삶을 그대로 본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축일을 지내는 사도 야고보는 물론 다른 모든 사도는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한 생을 섬김의 삶으로 채워나가신 분들입니다. 사도들은 가끔 섬김을 받고 싶은 유혹이 들 때마다, 오늘 스승 예수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죄송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더욱 열심히 종으로서의 길, 종들의 종으로서의 길을 걸어가신 분들입니다.

오늘 하루, 야고보를 비롯한 사도들을 기초 삼아 세우신 교회에 우리를 불러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면서, 사도들을 본받아 이웃을 섬기는 삶을 자랑할 수 있는 은총의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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