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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8-05 조회수 : 116

연중 제18주간 화요일

 

 

“제가 세례를 받은 날까지 제 삶의 이야기는 단순한 회심 이야기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저의 회심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회심은 전 삶의 과정에서 진행되는 것입니다.”

 

영성가 토마스 머튼의 글입니다. 이 글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도 바오로의 회심과 같은 장면이 언제 우리에게 다가올까요? 세례받을 때, 고해 성사 때, 피정 때? 아니면 성품이나 혼인 성사 때? 이것도 아니라면 죽음의 순간일까요?

 

이런 특별한 상황에서만 특별한 체험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특별한 체험을 했다면서 눈물 흘리며 신앙 고백하는 분도 많습니다. 이들은 이제 다시 주님을 배반하지 않을 것이며, 주님 뜻에 맞춰 살겠다고 자신 있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그 다짐은 영원할까요? 우리 인간은 죄로부터 너무 쉽게 걸려 넘어집니다. 그래서 특별한 체험을 했어도 몇 년이 지나 만났을 때, 냉담하고 있는 분도 꽤 많이 봅니다. 물론 이렇게 그 이유를 이야기하시지요.

 

“바빠서요.”

 

특별한 순간만 변화되고, 진정한 회심을 갖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토마스 머튼의 말처럼 전 삶의 과정에서 이 회심이 진행되어야 함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야 매일의 삶이 특별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새벽에 호수 위를 걸으셔서 제자들에게 가십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이 예수님을 보고서는 겁에 질려 “유령이다!” 하며 두려워 소리를 질러 댑니다. 예수님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기적을 처음 접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직전에 빵의 기적을 직접 목격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일까요?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4,27)라는 예수님 말씀에 베드로가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마태 14,28)라고 말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거센 바람을 보고서 두려운 마음을 품고 물에 빠지고 맙니다.

 

빵의 기적만 체험했던 제자들이 아닙니다. 병자들을 치유하는 기적 역시 직접 목격했던 제자들이었니다. 그런 표징을 보았기에,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알고 “스승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마태 14,33)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특별한 체험을 통해 더 주님께 대한 믿음이 커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순간의 거센 바람에도 쉽게 믿음을 내려놓는 연약한 인간이었습니다.

 

이렇게 부족한 우리입니다. 그래서 단 한 번의 강한 체험이 아니라, 계속해서 주님께 대한 믿음을 키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 앞서 토마스 머튼의 말씀처럼, 전 삶의 과정에서 회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를 낮추고 철저하게 주님께 의탁하는 우리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베드로처럼, 세상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릴 때 주님께서 손을 내미십니다. 이 주님의 손을 잡아야 힘차게 이 세상을 살 수 있습니다.

 

 

오늘의 명언: 사랑하는 사람과 사는 데에는 하나의 비결이 있다. 상대를 변화시키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샬돈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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