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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12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8-12 조회수 : 142

가장 큰 사람

 

 

어제 복음 말씀에서 우리는, 예수님이 베드로와 성전세 납부라는 까다로운 문제에 대해 대화하시면서, 지상 교회의 책임자가 될 베드로가 교회공동체의 행동 양식을 지혜롭게 결정하고 집행해 나갈 것을 독려하시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오늘부터 주말까지 묵상하게 될 마태오 복음 18장에서 이에 관한 예수님의 구체적인 가르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교회론적이라 불리는 이 가르침은 현대인의 논리를 당혹스럽게 합니다. 그러나 삶은 논리를 비웃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바오로 서간에서처럼 여기서도 우리는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들과 그렇게도 흡사한 현실을 안고 살아가는 구체적인 공동체를 만납니다. 마태오 복음 저자는 완벽한 하나의 교회법이 아니라, 이 공동체를 이끌어가야 하는 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하여 공동체의 책임자들에게 호소하는 듯합니다.

 

오늘 말씀은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하는 제자들의 질문으로 열립니다. 이 질문으로 가늠해 볼 때, 제자들은 공동체를 이끌어가야 하는 정신을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교회 안에서의 가장 큰 사람 문제로 고심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상징적인 행위로 이 질문에 답하십니다. 어린이 하나를 불러 그들 가운데 세우시고,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하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라는 말씀이 아니라, 미래가 눈앞에 열려 있는 어린아이처럼 자만하지 않고 순수하며 모든 것을 내맡기는 존재로 거듭나라는 말씀입니다. 다시 말해서, 어린아이처럼 된다는 것은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늘 성장하기를 바라시며 격려하신다는 사실을 의식함을 말합니다.

그러나 어린아이는 또한 연약한 존재, 예나 지금이나 쉽게 경시되거나 무시될 수 있는 존재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은 내 이름으로이런 어린이 하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당신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어린이 개념 속에는 이미 어린이를 비롯한 연약한 모든 존재, 쉽게 경시되거나 무시되는 모든 존재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더는 어린아이가 아니라, 작은 이들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문맥으로 보아, 여기에서 작은 이들이란 이미 믿음은 가지고 있으나, 믿음이 견고하지 못해 쉽게 유혹에 빠질 수 있는 나약한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수님은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고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하고 말씀하십니다.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이 아니기때문입니다. 따라서 교회의 지도자들은 믿음이 약한 신자들을 도와주어야 하며, 길을 잃고 헤맨다면 찾아서 다시 공동체로 이끌어 와야 하는 참 목자로서의 사명 앞에 섭니다.

 

오늘 예수님은 당신의 뒤를 이어 목자로서의 사명을 수행해 나가야 할 사도들에게 어린아이처럼 겸손하고 순수한 모습을 갖추고, 어린아이처럼 연약한 사람들을 돌보며, 믿음이 약한 사람들을 도와 아버지의 뜻을 이루어 나가도록 독려하십니다. 그 모습이 진정 가장 큰 사람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주님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며,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돕는 가운데, 큰 사람으로 성장을 거듭하는, 소중한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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