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종합검진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 가서 정밀 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 몸은 내가 알아? 전혀 아프지 않은데 무슨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거야?”라면서 병원에 가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아프지는 않지만, 혹시 모르니까 병원에 가야지.”라고 해야 할까요?
당연히 병원에 가야 합니다. 자기 몸이지만 완벽하게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사람은 정밀 검사로 암을 발견할 수 있었고, 초기에 암을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혀 아프지 않다고 병원에 가지 않았다면 크게 위험할 뻔했습니다.
자기 행동의 변화는 3가지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인식, 인정, 수정’의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변화됩니다. 앞선 경우도 이 과정을 거친 것입니다. 종합검진을 통해 인식하고, 병원의 검사 결과를 인정한 후에 치료를 통해 수정한 것입니다. 만약 인식의 과정이 없었다면 인정과 수정의 결과도 있을 수 없습니다. 인식했어도 인정하지 않는다면 변화를 불러오는 수정의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종종 이 과정을 무시하면서 입으로만 변하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 없이는 어떤 변화도 있을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유다 지방에서 복음을 전파하고 계실 때, 부모들이 자녀들을 데려와 손을 얹고 기도해 달라고 청합니다. 당시 유다 사회에서는 율법 교사들이 아이들이 축복하는 것은 흔한 풍습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이 사람들을 꾸짖으면서 이런 요청을 막으려 한 것입니다. 하찮아 보이는 아이들을 축복하는 것은 예수님의 일을 방해하는 것이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중요한 가르침과 위대한 기적만을 예수님의 일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어린이들을 그냥 놓아두어라.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마태 19,14)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을 꾸짖는 것입니다. 하찮아 보이는 것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어린이나 약자, 사회적으로 하찮게 여겨지는 사람들을 차별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주님의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제자들처럼 자기에게 중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거리를 두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이제는 주님의 뜻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 뜻을 받아들이며(인정), 그 뜻을 실천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합니다(수정). 그래야 하느님 나라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됩니다.
오늘의 명언: 가장 지혜로운 마음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배울 여유를 가진다(조시 산타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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