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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1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5-08-17 조회수 : 85

연중 제20주일

 

 

사람마다 좋아하는 색, 싫어하는 색이 있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색이 있다고 합니다. 어떤 색일까요? 녹색입니다. 그렇다면 이 녹색을 모든 사람, 그러니까 100% 다 좋아할까요? 대부분 좋아한다는 녹색이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나이에 상관없이 남자는 6% 그리고 여자는 7%가 이 녹색을 싫어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90% 이상이 이 색을 좋아한다는 것은 놀랍습니다. 여기서 학자들의 연구가 나옵니다.

 

학자들은 녹색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전형적인 녹색이 무엇인지를 물었습니다. 군복, 유리병 등에 쓰는 어둡고 탁한 녹색을 말했습니다. 반대로 녹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전형적인 녹색을 물었습니다. 신록의 녹색, 에메랄드, 그리고 녹색 바다를 꼽았습니다. 맞습니다. 녹색을 싫어하는 사람과 녹색을 좋아하는 사람의 전형적인 녹색 자체가 달랐던 것입니다. 하긴 녹색도 다르게 많이 표현합니다. 초록색, 연두색, 청록색, 풀빛색, 비취색, 그 밖에도 푸르스름한 색, 초록스름한 색 등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또 하느님을 반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느님을 알고 함께하는 사람은 무조건 하느님을 좋아하고 환영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반대하는 사람은 하느님을 잘 모르는 것은 물론이고, 세상의 기준을 내세워서 거부하는 이유를 계속 만들고 있습니다. 즉, 어떻게 알고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좋아할 수도 또 싫어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하느님의 어떤 면을 바라보고 있고, 또 어떻게 알고 있습니까? 세상의 기준만을 내세우면 하느님을 제대로 알 수도 또 제대로 볼 수도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루카 12,49)라고 말씀하십니다. 평화의 예수님과 맞지 않는 말씀처럼 생각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불길을 붙여, 세상을 변화시키고 사람들의 마음을 태워 성화시키겠다는 의미입니다.

 

사람들은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 안에 살지 않으면서 성화되지 않습니다. 특히 세상의 기준만을 내세우고, 자기 욕심과 이심을 드러낼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세상의 기준만을 내세우고, 세상 것만을 바라보려는 마음을 접어야 합니다. 그래서 평화를 주러 온 것이 아니라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고 하십니다. 하느님 나라의 기준과 세속적인 기준의 충돌에서 이루어지는 분열인 것입니다. ‘좋은 게 좋은 것이다’라는 안일한 마음이 아니라, 끊어야 할 것은 과감하게 끊을 수 있는 결단을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 불길이 우리 안에 타올라야 합니다. 세상의 기준보다 하느님 나라의 기준을 따르면서, 주님이 얼마나 좋은 분이신지 그 분 안에서 참된 평화와 위로를 얻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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