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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1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8-21 조회수 : 120

하느님의 선물 앞에서

 

 

어제까지의 말씀을 통해서, 구원은 우리의 노력으로 획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느님의 선물이며, 이 선물 앞에서 우리는 마땅히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감사의 마음을 드러내야 함을 익히고 마음에 새겼습니다. 열심히 기도하고 정성껏 봉사하며 사랑 실천에 최선을 다하는 우리의 신앙 행위 안에 무엇보다도 먼저 감사의 마음이 바탕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이 담겨 있는, 새로운 단락인 마태 21-22장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후 종교적 지도자들과 백성의 원로들과 논쟁을 벌이시는 장면을 소개합니다. 오늘 말씀은 혼인 잔치의 비유 말씀이나, 내용으로 볼 때는 혼인 잔치 초대라는 구원의 선물 앞에서 초대된 사람들이 어떤 모습을 갖추어야 하는지를 가르치고 있다는 점에서, 어제의 말씀 주제와 연관 지어 묵상해 볼 수 있습니다.

 

혼인이라는 개념은 구약성경에서 종종 하느님과 이스라엘의 관계, 일치의 관계를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사용됩니다. 특히 예언자 호세아가 이 관계를 부부 관계로 표현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나는 너를 영원히 내 아내로 삼으리라”(호세 2,21).

오늘 비유 말씀을 여는 문구, “하늘 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에서 임금은 하느님 아버지를 말하고, 자기 아들은 성자 예수님을 가리킵니다. 하느님은 당신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구원과 일치 관계를 분명히 하고자 혼인 잔치를 베푸십니다. 분위기는 행복과 기쁨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실은 당신 아드님의 희생, 곧 수난과 죽음을 통한 구원을 말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이 인간을 위해 직접 마련하신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은 참석을 거부하며, 초대를 위해 파견된 이들을 붙잡아 때리고 죽이기까지 합니다. 혼인 잔치의 주인공인 당신 아드님의 가르침과 행적에 대해 반대와 거부를 일삼았던 구약의 사람들, 곧 유다인들의 행태를 폭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 스스로 초대를 마다했으므로, 이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그들의 몫입니다. 진노한 임금이 군대를 보내어 그 살인자들을 없애고 그들의 고을을 불살라 버렸다하는 표현은, 추정컨대 70년경 로마제국에 의해 예루살렘이 파괴되고 불타버린 역사적 상황을, 마태오 복음저자가 속한 공동체가 이를 하느님의 징벌로 판단하고서 적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잔인한 결과처럼 보이지만, 분명한 하나의 역사적 사실입니다.

이제 임금의 제안으로 초대 대상이 확대됩니다: “고을 어귀로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종들이 거리로 나가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데려와 잔치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고 합니다. 문맥으로 본다면, 이들은 본디 초대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사람들, 초대되었던 유다인들이 볼 때 구원과 거리가 멀었던 사람들, 곧 이방인들입니다. 임금이 마련한 혼인 잔치 초대 대상의 확대는 바로 그분 아들의 십자가상 희생을 통한 구원 대상의 확대를 말합니다. 그러나 기존에 초대받았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새로 초대받은 사람들도 혼인 예복은 갖추어야 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조건 없이 거저 초대되었다 하더라도, 합당한 예의는 갖추어야, 회개를 통한 마음의 준비를 선행하여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하느님은 당신 아드님의 희생을 통하여 우리를 모두 하늘 잔치에 초대하셨습니다. 이 선물을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하루, 더 열심히 기도하고 조금 더 희생하며, 사랑 실천이라면 누구보다도 앞장서는, 활기찬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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