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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6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8-26 조회수 : 158

불행하여라, !

 


어제에 이어 오늘은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불행이 선언됩니다. 어제도 느꼈던 점이지만, 당시 유다교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종교 지도자들을 거슬러 이처럼 맹렬하게, 때로는 그들의 자존심을 망가뜨릴 정도로 가혹하게 비난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난감할 정도입니다. 당시의 군중이 여러 차례 입에 올렸듯이, 예수님의 가르침은 권위에 찬 놀라운 가르침이었으며, 이 권위는 하느님의 뜻을 이루고자 하시는 열정에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하느님 나라가 자리하도록 하시려는 열정에서 비롯된 모습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넷째 불행 선언은 십일조에 관한 것입니다. 유다인들은 십일조를 지나칠 정도로 세심하게 지키던 사람들로서, 박하와 시라와 소희향과 같은 매우 사소한 농작물에까지 적용했습니다. 이 농작물들은 자연적으로 자라기도 하지만 경작하기도 했으며, 대부분 그 씨를 빵과 여러 음식의 맛과 향을 돋우는 데에 사용했습니다. 예수님은 십일조 자체나 십일조 준수에 대한 철저한 정신 자체를 비난하지는 않으시나, 조건을 두십니다. 어디까지나 그 철저함 또는 세심함이 의로움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부족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나누어 주는 자비, 모든 인간관계에서 늘 전제되어야 할 신의가 경시되거나 무시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입니다. 이러한 의로움과 자비와 정의가 없다면, 종교는 작은 벌레들은 걸러내면서 낙타는 그냥 삼키는 사람들이 모여 하나같이 네 탓이요!를 소리 높이는 집단에 불과할 것입니다.

 

다섯째 불행 선언은 그야말로 위선적인 행실, 겉과 속이 다른 행위에 관한 것입니다. 유다인들에게 식기 청결은 단순한 위생적 차원을 넘어 종교적 정결 예식과 밀접히 연계되어 있었습니다. 식기를 세척할 때 겉과 속을 깨끗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남에게 보이기 위한 목적에서 속은 그대로 둔 채, 겉만 깨끗이 하는 행태가 불행 선언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 안은 탐욕과 방종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다른 곳에서 예수님은 잔 속을 사람의 마음에 비유하시며,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살인, 간음, 불륜, 도둑질, 거짓 증언, 중상이 나온다.”(마태 15,19) 하고 적시하신 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겉보다는 잔 속을 먼저 깨끗이 해야 합니다. “그러면 겉도 깨끗해질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유다교의 종교적 의무인 십일조와 종교적 전통인 식기 청결에 대해 유권 해석을 내리던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위선적 행위를 겨냥해 불행을 선언하십니다. 율법에서 더 중요한 요소들인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를 무시하고, 탐욕과 방종으로 가득 찬 마음을 깨끗이 하기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되풀이하지만, 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 신앙생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신앙생활에는 권위가 있을 수 없으며, 기쁨과 보람 또한 함께할 수 없습니다. 오늘 하루도, 말하는 대로 행동하고, 아는 대로 행동하는 자세를 뛰어넘어, 믿는 대로 행동하는 신앙인의 모습을 자랑하는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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