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루카 4,16-30
자랑스러운 순교자들의 후예로서 녹색 순교를 적극적으로 실천합시다!
오늘은 9월 순교자 성월 첫째 날인 동시에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입니다.
저도 돌아보니 많은 성찰이 필요한 날인 것 같습니다.
물때가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적당히 먹을 만큼만 잡아야 하는데, 들고 올라오기 힘들 정도로 많은 수확물을 싹쓸이한 것을 깊이 반성합니다.
살짝 나이를 들어가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남은 세월, 길어봐야 20년인데, 이 시기를 어떻게 지낼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남은 20년 잘 살아가기 위한 2가지 계획을 세웠습니다.
2가지 계획이 다 피조물 보호와 생태 영성 실천과 관련된 것입니다.
첫 번째는 지구 살리기 운동에 헌신하는 것입니다.
생태 환경 운동을 요즘 녹색 순교라고도 이야기합니다.
교황으로 선출되신 베르골료 추기경님께서 교황명을 무엇으로 하실 것입니까? 라고 물었을 때, 주저 없이 자연을 사랑하신 아시시 프란치스코로 정하셨고,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발표하셨으며, 기회 닿을 때 마다 하나 밖에 없는 공동의 집 지구를 살리자고 목청을 높이셨는데, 이런 일련의 노력은 그분의 녹색 순교 의지를 잘 반영한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이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 건너 불처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강의 중에 빼놓지 않고 생태 환경적 회심을 호소하는 당부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요즘 순교에 대한 재해석이 이루어지면서, 순교도 여러 가지라고 강조합니다.
피를 흘리며 하느님을 증거⦁증언하는 적색 순교가 있는가 하면, 피를 흘리지 않더라도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매일 다가오는 고통을 기꺼이 인내하고 수용하는 백색 순교가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강조되고 있는 또 다른 순교 한 가지가 있으니, 바로 녹색 순교입니다.
녹색 순교란 하느님께서 극진히 사랑하시는 공동의 집인 지구를 살리기 위해 생태 환경을 배우고 실천하며, 생태적 각성, 생태적 회심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인간의 과도한 욕심과 이기심으로 인해 크게 훼손된 환경을 회복시키기 위해 과도한 소비문화를 성찰하고 소박하고 검소한 삶을 추구하는 것을 녹색 순교라고 합니다.
또 한 가지 계획은 이것입니다.
작아지기, 낮아지기, 단순해지기. 제 개인적으로 제 신앙 여정과 수도 여정을 돌아보며 하느님께,
그리고 수도회에 백번 천번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상에서 살았으면, 그저 그런 삶을 살았을 텐데, 만일 결혼했더라면, 꾸리꾸리한 제 성향상 몇 번이고 쫓겨났을 텐데, 수도회에 들어와서 정말이지 큰 복을 받았습니다.
하고 싶은 사목 원 없이 해보고, 요직이란 요직은 다 맡아보고, 전 세계를 다 다니고, 이만저만 복을 누린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남은 날들은 작은 일, 굳은 일, 형제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태도가 있습니다.
인상 쓰지 말고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콧노래를 부르면서 하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이 시대 순교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 핏줄 안에 순교자의 후예로서 순교자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영광스러운 순교자의 후예로서 너무나 당연히 순교의 삶을 추구해야 마땅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 이 시대, 내 삶의 자리에서 우리를 박해하는 요소가 어떤 것인가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우리를 박해하는 요소들과 맞서 싸우는 것이 바로 이 시대 우리에게 요청되는 순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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