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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9-04 조회수 : 149

루카 5,1-11  

 

재정이 걱정되면 하느님 부르심이 아니다  

 

 

찬미 예수님!

오늘 복음의 무대는 겐네사렛 호숫가입니다. 그곳에는 밤새도록 그물을 던졌지만 물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하고, 허탈한 마음으로 그물을 씻고 있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바로 그 실패와 절망의 순간, 예수님께서 그의 배에 오르십니다.

그리고는 시몬에게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명령을 내리십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시몬은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내려놓고, 이렇게 대답합니다.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에 따라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순종’입니다.

내 이성과 경험을 넘어서는 분의 지혜를 신뢰하고, 나 자신을 그 말씀에 맡기는 것. 이것이 바로 기적을 체험하는 유일한 문입니다. 

 

그러나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여기서 아주 중요한 것을 분별해야 합니다.

모든 순종이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의 탈을 쓴 거짓 목자에게 바치는 맹목적인 순종은, 오히려 우리를 파멸로 이끌기 때문입니다. 

 

사이비 종교들의 실상을 보십시오.

결국 재산도 버리고 몸도 버리고 가정도 망가집니다.

참된 진리를 따르면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일하는 사람은 먹을 자격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시몬의 순종은 무엇이 달랐을까요? 그 결과는 ‘가득 찬 그물’이었습니다. 

 

여기, 시몬 베드로처럼 참된 순종으로 빈 그물을 가득 채운 두 명의 위인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개신교의 성자로 불리는 조지 뮬러이고, 다른 한 사람은 우리 가톨릭 교회의 위대한 성인, 요셉 베네딕토 코톨렌고입니다. 

 

19세기 영국 브리스톨에서 고아들의 아버지가 된 조지 뮬러(George Müller, 1805-1898)는,

회심한 후 가난한 고아들을 돌보라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습니다.

그러나 그는 한 가지 비상식적인 결심을 합니다. ‘절대로 사람에게 돈을 구걸하지 않겠다.

오직 기도를 통해 하느님께만 청하겠다.’ 

 

어느 날 아침, 그가 돌보던 300명의 아이들이 아침 식사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고아원의 식량 창고는 텅 비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걱정하는 대신, 아이들을 식탁에 앉히고 기도했습니다.

“사랑하는 하느님 아버지, 저희가 먹게 될 음식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바로 그 순간,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한 제빵사가 밤새 잠을 설치다 ‘뮬러의 고아원에 빵을 가져다주라’는 마음의 소리를 듣고 빵을 구워왔고, 잠시 후에는 우유 배달부가 마차가 고장 나 우유가 상하기 전에 아이들에게 주고 싶다며 찾아왔습니다. 

 

이와 똑같은 기적이 이탈리아 토리노에서도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성 요셉 베네딕토 코톨렌고(St. Joseph Benedict Cottolengo, 1786-1842) 신부님은

버림받은 이들을 위해 ‘작은 신의 섭리 집’이라는 거대한 자선 도시를 세웠습니다.

그에게는 단 하나의 원칙이 있었습니다.

‘절대로 예산을 세우지 않고, 은행에 저축하지 않는다.

오직 그날그날 주시는 하느님의 섭리에만 의지한다.’ 

 

어느 날 저녁, 수천 명의 식구들을 먹일 돈이 단 한 푼도 없었습니다.

재정 담당 수녀가 불안에 떨며 신부님께 보고하자, 코톨렌고 성인은 창밖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보시오, 저기 하느님의 은행가가 오고 있지 않소?”

창밖에는 웬 낯선 신사가 마차를 세우고

있었습니다.

그는 금화가 가득 든 봉투를 건네며 말했습니다.

“오늘 아침, 제 마음에 ‘코톨렌고 신부님께 가라’는 강한 목소리가 들려 찾아왔습니다.” 

 

조지 뮬러와 코톨렌고 성인. 그들은 자신의 모든 계획과 상식을 버리고, ‘주님께서 채워주실 것’이라는 말씀 하나에 순종했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그들의 빈 그릇을 평생토록 기적으로 채워주시어, 수만 명의 굶주린 이들을 먹이고 입히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참된 순종의 표징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의 사명으로 부르시면서, 동시에 생계의 걱정 속에 내버려 두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그분은 일하는 소에게 재갈을 물리지 않으시는 분이며, 당신의 일꾼이 마땅히 받아야 할 삯을 먼저 챙겨주시는 분입니다.

제가 유학을 떠날 때, 교구가 저에게 학비와 생활비를 먼저 마련해주고 보냈던 것처럼, 하느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일에 파견하실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캐나다 몬트리올의 성 요셉 대성당은 매년 수백만 명이 찾는 기적의 순례지입니다.

이 거대한 성당을 지은 사람은 유명한 건축가도, 부유한 후원가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글도 겨우 읽을 줄 알았던 평범한 평수사, 성 안드레 베세트(St. André Bessette, 1845-1937)였습니다. 

 

그는 평생 수도원 문지기로 일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맡겨진 가장 낮은 자리에 순종하며, 찾아오는 모든 이들을 위해 성 요셉께 전구를 청했습니다.

수많은 치유 기적이 일어났고, 사람들은 그를 ‘몬트리올의 기적가’라 불렀습니다. 

 

그는 성 요셉을 위한 성당을 짓고 싶었지만, 가진 돈이 없었습니다.

그는 언덕 위에 작은 요셉 성인상을 세워두고, 면도하며 모은 5센트 동전들을 그 앞에 놓았습니다.

그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의 순수한 믿음에 감동한 사람들의 후원이 답지했고, 마침내 몽루아얄 언덕 위에 세계에서 가장 큰 성 요셉 성당이 세워졌습니다. 

 

걱정할 필요가 없을 때, 그것이 하느님 뜻이지 걱정스러우면 내 뜻일 가능성이 큽니다.

주님은 우리가 이렇게 하기를 바라시며 당신 능력을 먼저 보여주십니다.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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