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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8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9-17 조회수 : 111

죄가 아니라 사랑


 

살아가면서 그 사람 덕이 있다.또는 그 사람 덕망이 높다.하는 평가는 꼭 한번 들어보고 싶은 소리일 것입니다. 그만큼 덕이란 것이 그렇게 쉽게 쌓을 수 있고 갖출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대변해 줍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관대함 또는 사랑이 그렇습니다. 무엇보다도 자기중심적인 옹졸한 마음을 털어버리고 이웃을 향해 무게 중심을 옮기는, 이타적인 마음을 갖출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과 훈련, 희생과 양보가 필요합니다. 예수님이 사람들을 향해 늘 보여주신 마음이며, 특별히 오늘 복음 말씀이 너무나 좋은 예를 보여주는 마음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당신을 식사에 초대한 어떤 바리사이의 집에 들어가 식탁에 앉으십니다. 복음 저자 루카는 복음서에서 세 번에 걸쳐 바리사이들로부터 접대를 받으시는 예수님을 소개하며, 예수님은 이를 마다하지 않으십니다. 이는 유다인들의 세계 가운데 예수님께 그리 적대적이지 않은 부류의 사람들,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좀 더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합니다.

식사 중에 그 고을의 여인, 죄인으로 취급되던 여인 하나가 들어섭니다. 용서에 대한 간절한 믿음 하나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입니다: “그 여자는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서, 예수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려,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다.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거침없는 행동입니다. 예수님을 초대한 바리사이의 반응은 충격과 분노의 범벅입니다. 죄인과의 접촉 자체가 죄의 물듦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예수님의 큰 가르침이 펼쳐집니다.

 

예수님은 초대한 집주인의 생각을 잘 알고 계셨기에, 마음을 고쳐잡을 수 있도록 간단한 예를 하나 드십니다. 답하기에 너무나 쉽고 상식적인 질문을 담고 있는 예입니다. 더 많이 탕감받은 사람이 더 많이 감사할 수밖에 없는 이치를 담고 있는 예입니다. 정결하다는 바리사이와 부정하다는 죄인 사이 잘못의 정도는 같을 수 없을 것입니다. 죄인의 잘못은 강하고 진하나, 의인의 잘못은 작고 가벼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용서받은 여인은 용서해 주신 예수님보다 훨씬 강력한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당신에게 중요한 것은 용서받은 그 큰 죄보다 자비를 불러일으킨 사랑이라고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따라서 이 여인은 바리사이보다 더 큰 사랑 속에 머물러 있는 존재가 되며, 바로 이 점이 훗날 우리에게까지 널리 회자될 메시지로 남게 됩니다. 결국 죄가 아니라 사랑이 주제로 부상합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큰 노력 없이도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귀담아듣고 눈여겨보고 따라 하기만 하면 덕을 쌓을 수 있고 갖출 수 있다는 것이, 한마디로 인격을 함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선물이고 은총인지 모르겠습니다. 세례성사를 통해 당신 자녀로 불러주심에 그저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오늘 하루, 이웃의 부족한 점까지 다 받아들일 수 있는 너그러운 신앙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도하며 애쓰는, 소중한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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