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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8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9-18 조회수 : 46

복음: 루카 7,36-50: 눈물로 그 발을 적시었다. 

 

오늘 복음은 한 여인의 눈물로 물든 장면을 보여준다. 죄 많은 여인이 예수님 발 앞에 엎드려 눈물로 씻고 머리카락으로 닦으며 향유를 부어 드린다. 그녀의 행위는 단순한 외적 행위가 아니라, 내적 회개의 가장 깊은 표현이었다. 그 눈물은 과거의 무거운 죄에서 흘러나온 것이었고, 동시에 새로운 사랑의 은총을 향한 응답이었다. 

 

바리사이 시몬은 이 여인을 ‘죄인’으로만 보았고, 예수님까지도 의심했다. 그러나 예수님의 시선은 달랐다. 예수님은 죄가 아니라, 그 여인의 사랑을 보셨고, 상처가 아니라, 그 안에 감추어진 믿음을 보셨다. 성 암브로시오는 말한다. “그녀는 눈물로 씻었고, 사랑으로 닦았으며, 향유로 거룩하게 하였다. 그녀는 죄에서 해방되었고 은총의 향기를 입었다.”(Expositio Evangelii secundum Lucam, VII, 236)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 여인의 믿음을 보고 선언하신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48.50절) 이 말씀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구원의 행위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용서와 사랑의 관계다.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루카 7,47) 여기서 용서는 사랑을 낳고, 사랑은 다시 더 큰 용서를 불러오는 순환을 보여준다. 성 베드로 사도도 “사랑은 많은 죄를 덮어줍니다.”(1베드 4,8)라고 고백했다. 

 

우리의 삶도 이 여인처럼 되어야 합니다. 과거의 죄에 눌린 존재가 아니라, 눈물로 회개하고 사랑으로 주님을 따르는 존재이다. 오늘 교회가 그리스도의 발에 입 맞추듯, 우리 역시 매일의 삶에서 그분께 사랑의 입맞춤을 드려야 한다. 이는 단순히 감정적 사랑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결단이다. 용서받은 사람만이 참된 사랑으로 살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만이 참된 용서를 경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삶 안에서 늘 자문해야 한다. 나는 내 과거의 상처와 죄를 여인의 눈물처럼 주님께 드리고 있는가? 나는 다른 이의 죄를 바라보며 바리사이처럼 판단하고 있는가, 아니면 주님처럼 사랑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나는 매일의 작은 행동 속에서 주님의 발에 입 맞추는 사랑을 드러내고 있는가?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죄 많은 사람일수록 더 큰 사랑을 통해 하느님께 가까이 갈 수 있다.”는 복음의 역설을 가르쳐 준다. 우리 모두도 죄인이지만, 동시에 사랑으로 죄를 덮을 수 있는 은총의 자녀이다. 그러니 주님께 가까이 나아가 눈물로 회개하고, 사랑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하여야겠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50절) 이 말씀이 오늘 우리 각자에게도 실현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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