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루카 9,23-26: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 것이다.
오늘 우리는 한국 순교 성인 대축일을 거룩하게 지내며, 신앙을 증거하기 위해 생명을 바친 우리 선조들을 기리는 날이다. 그들의 순교는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한 사랑과 진리 증거의 완전한 표현이었다.
1. 말씀 해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 것이다.”(루카 9,24-26) 순교는 단순히 죽음을 맞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을 온전히 포기하는 행위이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말했다: “형벌이 순교자를 만들지 않고, 원인이 순교자를 만든다: Non poena sed causa facit martyrem.”(Sermones, 233,4)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표현한다: “순교는 피의 세례이며,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닮는 삶이다.”(Homiliae in Matthaeum, 57)
순교는 고통 자체가 아니라, 하느님께 대한 사랑 때문에 자기 생명을 내어놓는 행위이다. 순교는 하느님을 만물 위에 사랑하는 완전한 신앙의 행위이다. 우리 한국 교회는 성직자 없이도 신자들의 적극적 참여로, 자생적으로 성장하였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순교자의 피가 교회의 거름이 되었다. 그들의 삶은 자기 포기와 십자가를 통한 하느님과의 일치를 보여준다. 예수님께서 요구하신 제자의 자세는 바로 주님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자기중심적인 자기를 내려놓는 것이다. 순교자들은 이를 실천하였고, 참된 구원의 삶을 보여 주었다.
2. 교부들의 증언과 교회의 가르침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진정한 순교자는 하느님의 사랑 때문에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그것은 하느님께 드리는 생명 최고의 봉헌이다.” (Sermones, 233,4)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말한다: “순교는 피의 세례이며,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닮는 삶이다. 죽음으로 증거한 사랑은 모든 신앙인의 모범이다.”(Homiliae in Matthaeum, 57)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 헌장 42항은 이렇게 선언한다: “순교자는 그리스도를 위해 생명을 바치며,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증거로서 교회의 본보기가 된다. 모든 신자는 순교자들의 신앙을 본받아 삶 속에서 주님의 십자가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
3. 삶의 적용
오늘의 순교 성인들을 본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기리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나를 돌아보는 것이다. 나 자신의 나약함과 죄를 직시하고, 하느님 뜻을 위해 스스로를 내려놓는 결단을 실천하여야 한다. 신앙생활 속에서 매일의 십자가를 지며, 자신을 죽이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순교자들의 삶을 본받아, 우리도 하느님 앞에서 참된 생명에 참여하며, 공동체 안에서 신앙의 증거자가 되는 것이다. 오늘, 이 미사를 통하여, 우리 자신도 순교 정신을 살아내고, 한국 순교 성인들과 함께 하느님 안에서 생명을 누리는 우리가 되도록 하면 좋겠다.
4. 마침기도
“주님, 한국의 순교 성인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보여주신 믿음과 사랑을 본받게 하소서. 우리의 삶 속에서 매일 십자가를 지며, 자신을 내려놓고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게 하시어, 그들과 함께 하느님 안에서 참된 생명을 누리는 신앙인이 되게 하소서. 또한 이 나라와 교회를 위해 순교자의 정신이 살아 숨 쉬도록 지켜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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