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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1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9-21 조회수 : 50

복음: 루카 16,1-13: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1. 오늘의 핵심 주제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빈다. 오늘 복음은 우리 신앙생활의 실제적인 문제, 곧 재물과 하느님 사이에서 누구를 주인으로 섬길 것인가라는 질문을 우리 앞에 놓는다.

재물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다. 그러나 그것이 잘못 사용되면 우리를 옭아매는 올가미가 될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비유 속 ‘불의한 청지기’를 통해 재물을 올바로 사용하는 지혜를 가르치신다. 이 비유는 단순히 부정한 행위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재물이 본래 이웃과 나눔, 하느님 나라를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2. 재물의 올바른 사용

불의한 청지기는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면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빚을 줄여주었다. 그 행위 자체는 불의했지만, 예수님은 그 청지기의 ‘약삭빠름’을 통해 교훈을 주신다. “세속의 자녀들이 빛의 자녀들보다 더 영리하다.”(루카 16,8)는 말씀처럼, 우리는 하늘나라를 준비하는 데도 세속인들 못지않은 지혜와 결단이 필요하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말한다. “재물은 본래 악하지 않다. 그러나 그것을 악하게 쓰면 멸망의 도구가 되고, 선하게 쓰면 구원의 도구가 된다.”(Homiliae in Matthaeum, hom. 19) 즉, 재물의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3. 불의한 재물로 친구를 만들어라.

예수님은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루카 16,9)고 하신다. 이는 재물을 통해 가난한 이들을 도우며, 그들을 우리의 중재자로 삼으라는 초대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도 같은 취지로 가르친다. “재물이 잘못 사랑되면 더러운 것이지만, 잘 사용되면 덕행의 도구가 된다: Divitiae si male amantur, sordes sunt; si bene dispensantur, sunt instrumenta virtutis.”(In Psalmos 61, 10) 따라서 재물은 자기 자신을 위해 움켜쥘 때는 저주의 원인이 되지만, 나눌 때는 하늘에 보물을 쌓는 길이 된다(루카 12,33 참조). 

 

4. 하느님과 재물 사이의 선택

예수님은 결론적으로 말씀하신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루카 16,13). 재물은 하느님과 경쟁하는 ‘우상’이 될 수 있다.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아 노예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느님께 마음을 내어 맡기면, 재물은 자유와 사랑의 도구가 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이렇게 가르친다. “하느님께서 세상에 주신 재화는 모든 이가 공유하도록 창조된 것이므로, 누구나 정당하게 차지한 몫을 다른 이들과 나누어야 한다.”(사목 69항) 

 

결론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재물은 우리의 신앙을 시험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와도 같다. 그것이 나눔과 우정의 도구가 되고 있는지, 아니면 이기주의와 불평등의 도구가 되고 있는지는 우리의 삶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성 프란치스코가 재물의 유혹에서 벗어났던 것처럼, 우리도 재물에 얽매이지 않고 하느님을 주인으로 삼아야 한다. 참된 보물은 세상에서 얻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 쌓이는 것이다.

오늘 복음을 마음에 새기며, 바오로 사도의 권고처럼 기도합시다. “우리가 신심 깊고 품위 있게, 평온하고 조용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의 마음을 이끌어 주십시오.” (1티모 2,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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