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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0-06 조회수 : 49

2025년 10월 6일 한가위


고대 태국에서 하얀 코끼리는 굉장히 신성한 선물로 여겨졌습니다. 그렇다면 태국의 왕은 이 신성한 하얀 코끼리를 누구에게 선물했을까요?


1) 충직한 신하 2) 큰 공을 세운 신하 3)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


당연히 1번이나 2번 같지만, 태국의 왕은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에게 이 신성한 하얀 코끼리를 선물했다고 합니다. 하얀 코끼리는 신성한 동물이기에 비싼 먹이를 먹여가며 귀하게 키워야 했습니다. 밭일에 활용하거나 이동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가 없었지요. 따라서 하얀 코끼리를 키우는 입장에서는 쓸모는 없는데 관리 비용은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 처치 곤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태국의 왕은 막대한 먹이 비용과 관리 비용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가 파산하도록 하얀 코끼리를 선물한 것입니다. 더 잘해 주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이지요.


우리는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합니다. 또 하느님의 은총 안에 있다면 당연히 많은 것을 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를 하느님 뜻에 맞게 사용하지 않는다면, 하얀 코끼리처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데 오히려 장애물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 뜻에 맞춰 사랑의 완성을 위해 나의 재물과 시간을 써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한가위입니다. 한가위는 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하며 풍성한 결실을 주신 하느님과 우리가 있게끔 해 주신 조상님께 감사하는 날입니다. 동시에 이 명절의 그 기쁨을 가족 및 이웃과 나누는 명절입니다. 결국 한가위의 정신은 ‘감사와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감사의 대상은 어디에 있을까요? 자기가 아닙니다. ‘나’를 넘어 조상, 하느님, 그리고 우리 공동체로 향합니다.


복음에 등장하는 부자는 풍성한 소출을 거두었어도 감사하지 않습니다. 자기 능력과 소유로만 여깁니다. 그의 계획에 하느님도, 조상님도, 이웃도 없습니다. 오직 ‘내 곡식’, ‘내 재물’, ‘나 자신’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이 부자가 어리석다고 말씀하십니다. 자기를 위해서만 재물을 모으면서, 정작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나’가 기준에 서면, 하느님의 뜻은 자리하지 못합니다. 하얀 코끼리를 키우는 것이 되고 맙니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기쁨의 삶을 살 수 없는 것입니다.


감사와 사랑이 넘치는 이번 명절이 되었으면 합니다. 자기에게 감사하는 어리석음은 모두 버리고, 하느님과 조상님께 그리고 우리 공동체에 감사하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오늘의 명언: 꽃은 옆에 있는 것과 경쟁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저 피어날 뿐이다(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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