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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8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0-08 조회수 : 28

복음: 루카 11,1-4: “저희에게도 기도를 가르쳐 주십시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이 예수님께 “주님, 저희에게도 기도를 가르쳐 주십시오.”(1절)라고 청한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부르는 가장 완전한 기도를 가르쳐 주신다. 우리가 매일 드리는 주님의 기도는 단순한 기도의 형식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삶 전체를 요약한 복음의 핵심이다. 테르툴리아노는 “주님의 기도는 복음 전체의 요약이며, 우리 신앙의 모든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De oratione,1)고 하였다. 

 

첫째, “아버지”라는 부름은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로 세워 주신 은총을 드러낸다. 예수님은 우리를 당신과 같은 친자 관계 안으로 불러들이신다. 따라서 주님의 기도를 드릴 때마다 우리는 “나는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둘째,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라는 청원은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서도 실현되기를 바라며, 우리 삶이 그 뜻을 증거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는 간구이다. 성 치프리아노 주교는 “우리가 하느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는 것은, 하느님의 거룩함을 드러내는 삶을 살 때 가능하다.”(De dominica oratione,12)고 했다. 

 

셋째,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는 청원은 단순히 물질적 필요를 위한 기도에 그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우리를 살리는 성체성사, 곧 생명의 빵을 가리킨다. 매일의 삶 속에서 우리는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받아 모심으로써 그분 안에 머물고, 그분과 일치를 이루게 된다. 

 

넷째,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도 용서합니다.” 이 부분은 주님의 기도 중심이며, 그리스도인의 삶의 핵심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려면, 받은 용서를 다른 이들에게도 흘려보내야 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너희가 용서하지 않는다면, 주님의 기도는 너희 입술의 심판이 될 것이다.”(Sermo 58,9)라고 강하게 경고하였다. 

 

마지막으로,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라는 기도는 단순히 시험을 피하게 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악의 세력과 맞설 때 성령의 힘으로 굳건히 서게 해 달라는 간구다. 그리스도인에게는 유혹과 시련이 늘 함께 하지만, 그 속에서 주님과의 일치가 더욱 깊어진다. 

 

우리는 미사 때마다, 그리고 날마다 이 주님의 기도를 드린다. 그러나 그 기도가 습관적 반복이 되지 않도록, 매 구절을 내 삶에 비추어 드려야 한다. 주님의 기도는 단순히 입술의 기도가 아니라, 삶으로 드려야 할 기도이다. 이 기도를 묵상하며 드린다면, 그 기도는 참으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은총의 기도가 될 것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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