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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4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0-14 조회수 : 74

창의적 사고를 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으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고정관념을 지워야 창의성이 나올 텐데, 고정관념의 틀에 갇혀 있게 될 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본당 미사 후에, 종종 “신부님, 죄송해요.”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해설에 문제가 있었다고, 독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미사 준비에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고, 때로는 미사 시간에 스마트폰 울린 것을 사과하십니다. 솔직히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의외의 상황이 오히려 습관적인 전례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 이런 실수로 미사에 집중한다면 그게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 복사들이 참 예쁩니다. 특히 미사에서 실수할 때가 더 예쁩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복사는 미사 내내 울상입니다. 틀리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틀렸다는 것도 별것 아닙니다. 오른쪽으로 가야 하는데 왼쪽으로 잠깐 방향을 잡은 것, 조금 늦게 포도주와 물을 가져온 것, 종을 늦게 친 것…. 이렇게 틀린 것이 전례의 근본정신과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주님의 말씀은 과거에 매여 있지 않습니다. 하느님 나라라는 희망을 볼 수 있게 하며, 이로써 지금 사랑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따를 수 있게 합니다. 이 말씀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바로 인간적인 고정관념에 쌓여 있어서가 아닐까요?


예수님께서 어떤 바리사이의 집에 초대받아 가셨습니다. 그런데 식사 전에 손을 씻지 않으신 것입니다. 유다교에서 식사 전에 손을 씻는 것은 단순히 위생의 문제로 손을 씻은 것이 아니라, 부정한 것과의 접촉으로 더러워진 자신을 정화하는 정결 예식이었던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바리사이의 생각을 꿰뚫어 보시고 그들의 닫혀 있는 마음을 지적하십니다.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루카 11,39)


겉으로 보이는 율법 조항 지키는 것을 누구보다 열심히 지켰지만, 이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쓸데없는 고정관념뿐입니다. 그보다 진정으로 깨끗해질 수 있는 길은 ‘자선’이라고 하십니다. 즉,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루카 11,41)라고 말씀하십니다. 속에 담긴 것은 그들의 소유와 재물을 의미합니다. 그들이 쌓아둔 재물을 가난한 이웃에게 자선으로 베풀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진정으로 깨끗해질 수 있다고 하시지요.


무엇이 더 중요할까요? 단순히 고정관념으로 외적인 종교적 ‘열심’이나 ‘형식’만을 강조해서는 안 됩니다. 진정으로 우리를 깨끗하게 해서 하늘 나라에 가깝게 하는 것은 자선, 즉 사랑의 실천뿐입니다.


오늘의 명언: 가장 행복한 사람들은 행복을 더 많이 가지려는 자가 아니라, 더 많이 주려는 자들이다(H. 잭슨 브라운 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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