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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8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0-18 조회수 : 31

복음: 루카 10,1-9: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1. 성 루카 복음사가의 삶과 사명

오늘은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이다. 루카는 바오로 사도의 충실한 동반자로서 복음서를 기록하였고, 이어서 사도행전을 통해 교회의 초기 역사와 복음 선포의 여정을 우리에게 전해주었다. 그는 예수님의 공생활을 직접 목격한 제자는 아니었지만, 사도들과 초대 교회의 증언을 바탕으로 성령의 감도 속에서 충실하게 기록을 남겼다. 전승에 따르면, 그는 장가가지 않고 평생을 복음 선포에 헌신하다가 84세에 주님 품에 안겼다. 루카 복음은 ‘소’로 표상되는데, 이는 성전에서의 제사로 복음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의사이자 화가였기에 오늘날까지 의사와 예술가들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고 있다. 

 

2. 예수님의 파견 교훈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을 둘씩 짝지어 파견하신다. 이는 그들 사이에 주님의 현존이 함께하기 위함이었다. 파견받은 제자들은 무엇보다도 물질적인 집착을 버려야 했다. 여장을 가볍게 하고, 지니지 말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라는 가르침이다. 또한 대접을 받으려 하기보다 주기 위해 떠나야 했다. 복음을 전하는 이들은 사소한 일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맡겨진 사명에만 충실해야 한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누구와 인사하느라고 가던 길을 멈추지도 말라.”(루카 10,4)고 하신다. 

 

3. 복음 선포자의 태도

또한 예수님은 복음을 전하는 이들이 어떤 대가나 보상을 바라지 말라고 하신다. 어떤 음식을 내주든 감사히 먹고, 더 좋은 숙소나 대접을 찾아다니지 말아야 한다. 당시 손님 접대는 거룩한 의무이자 축복의 행위였다. 그러나 제자들은 이 풍습에 의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복음 선포와 주님께 대한 신뢰로 나아가야 했다. 이는 우리에게도 같은 가르침을 준다. 그리스도의 일꾼은 자신의 유익을 위한 사람이 아니라, 주님의 복음이 이 땅에 뿌리 내리도록 헌신하는 사람이다. 

 

4.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루카 10,2)라고 말씀하신다. 이는 예수님의 안타까움이자 교회의 사명에 대한 경고이다. 오늘 우리의 현실도 마찬가지이다. 성직자 수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평신도들 역시 교회의 사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공동체 안에서 나의 봉사가 필요함을 알면서도 뒷짐 지고 있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돌아봐야 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밭의 주인에게 일꾼을 보내 달라고 기도하라. 그러나 그대 자신도 일꾼이 되기를 두려워하지 말라.”(Sermo 101,2) 우리는 모두 주님의 밭에서 일하는 일꾼으로 부름을 받았다. 단순히 누군가가 대신해 주기를 바라며 뒷짐 지고 있을 수는 없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도 평신도의 소명을 강조하며 이렇게 가르친다. “평신도들은 교회의 사명에 실제로 참여하여 세상 안에서 하느님 나라의 씨앗과 시작이 되도록 부름을 받았다.”(교회 31항) 다시 말해, 일꾼은 특정한 직무를 맡은 소수만이 아니라, 바로 우리 모두를 드러낸다. 

 

5. 우리 모두의 부르심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꾼’은 단순히 사제나 수도자만을 뜻하지 않는다. 우리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이루는 일꾼으로 부름을 받았다. 그 일꾼은 자신의 영광이나 이익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이 땅 위에 하늘나라를 이루기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우리는 더 많은 훌륭한 일꾼이 나오기를 기도해야 하며, 무엇보다 나 자신부터 그 사명에 투신해야 한다. 오늘, 이 미사에서 우리 공동체와 교회를 위한, 그리고 현재와 미래의 복음 일꾼들을 위한 기도를 함께 봉헌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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