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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2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0-22 조회수 : 51

복음: 루카 12,39-48: 충성스러운 종에 대하여 

 

오늘 복음은 우리가 모두 주님 앞에서 ‘종’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주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다양한 은총과 임무를 맡기셨고, 그 임무를 어떻게 수행했는지가 마지막 심판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은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43절)이라고 하신다. 이는 단순한 성실성의 문제가 아니라, 주님께 대한 사랑과 기다림의 태도에 달려 있다. 종의 본분은 맡겨진 일을 성실히 수행하며, 주인이 돌아올 때 부끄러움이 없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교회 지도자들, 곧 영적 양식을 나누는 사제들과 봉사자들은 “때에 맞추어 동료들에게 양식을 나누어 주는” 사명을 받았습니다(루카 12,42 참조). 그러나 만일 주인의 뜻을 알면서도 게으름과 욕심에 사로잡혀 자기 이익만 챙기고 형제들을 억압한다면, “많이 맞을 것”이라는 무서운 경고가 주어진다(47절). 반대로, 맡겨진 것을 성실히 수행한 사람은 주님으로부터 더 큰 책임과 영광을 맡게 될 것이다(44절).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교회의 지도자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하느님으로부터 맡겨진 양 떼를 돌보도록 명령받은 자들이다. 만일 그들이 양들을 잘 이끌지 못한다면, 양들의 멸망보다도 더 큰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Homilia in Matthaeum, 77) 또한 성 아우구스티노는 목자의 직무를 이렇게 설명한다: “목자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양들을 위해 존재한다. 만일 그가 양들을 돌보지 않고 자기 배만 채운다면, 그는 목자가 아니라 삯꾼에 불과하다.”(Sermo 46, On Pastors) 교리서 또한 지도자의 책무를 분명히 한다. “누구에게 많이 주셨으면, 그에게서 많이 요구하실 것이다. 교회 안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봉사자들이다. 그들은 주님께서 당신 백성의 구원을 위하여 맡기신 것을 다루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2041항 참조)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 맡겨진 소임이 있다. 부모는 자녀를 신앙 안에서 양육하는 책임을, 교사와 지도자는 진리를 가르칠 책임을, 신자 공동체는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섬길 책임을 지닌다. 주님은 우리 각자에게 주신 은총과 달란트를 따라 마지막 날에 물으실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매 순간 “주님이 지금 오신다 해도 부끄럽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신앙은 먼 훗날의 결산이 아니라, 오늘의 충실한 봉사와 책임에서 드러난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경고와 동시에 희망을 준다. 주님은 우리의 성실함을 잊지 않으시며, 충성된 종에게는 더 큰 하늘의 보화를 맡기실 것이다. 우리 모두 주님의 뜻을 알고도 외면하는 게으른 종이 아니라, 매일 깨어 준비하는 충실한 종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여야 한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루카 12,43) 이 말씀이 우리 삶의 결론이 되기를 청하도록 하자.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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