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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4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1-04 조회수 : 41

복음: 루카 14,15-24: 하느님 나라의 잔치에의 초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큰 잔치에 비유하신다. 잔치의 음식은 단순한 세상의 먹거리가 아니라, 주님의 말씀과 사랑이다. 이 음식은 먹으면 잠시 배가 부른 세속적 음식과 달리, 우리의 영혼을 살리고 영원한 생명을 주는 하늘의 은총이다. “하느님의 나라에서 음식을 먹게 될 사람은 행복합니다”(15절). 이 말씀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하느님 나라는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초대된 현실이다. 잔치를 준비하신 분은 아버지 하느님이시며, 사람들을 부르러 나가신 분은 비우시고 종의 모습으로 오신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이시다(17절). 
 
이 잔치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향해 마련하신 구원의 선물이다. 그분은 우리를 용서하시고, 하늘나라의 자녀가 되도록 부르셨다. 이 잔치에 초대받는다는 것은 곧,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의 말씀 속에서 참된 기쁨과 평화를 누리는 삶을 의미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거절한다(18절). 집주인이 준비한 잔치, 즉 하느님 나라의 초대는 사람의 일, 세속적 걱정과 편리함 때문에 무시당한다. 이것은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하느님의 초대를 거절한 모습과 같다. 여기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물으신다. 우리의 삶 속에서 하느님의 초대를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우리는 일상 속에 쌓인 걱정, 성공과 편안함, 사회적 기준 때문에 하느님의 사랑과 섬김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느님의 초대는 선택된 소수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거절하자, 초대는 다른 민족, 곧 모든 사람에게로 옮아간다. 이는 교회가 세상 모든 이를 향해 열려 있어야 함을 보여준다. 우리가 받은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배타적이지 않고 모두와 나누어야 한다는 사명을 의미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거부하는 자들에게 은총을 주지 않으시지만, 그분을 받아들이는 자는 누구나 하느님 나라의 잔치에 참여한다.”(참회록 IV, 10). 즉, 하느님 나라의 초대는 우리의 마음을 열고, 세상의 편견과 집착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받아들일 수 있다. 
 
오늘 복음은 두 가지를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다. 하느님 나라의 잔치는 이미 준비되어 있으며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다는 것과, 그 초대에 응답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과 삶의 태도에 달려 있고 세속적 걱정이나 자기중심적 생각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이웃과 나누는 삶을 살 때, 우리는 참된 잔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잔치에 초대받은 우리는, 세상과 사랑과 은총을 나누는 삶을 살아야 한다. 우리 삶이 하느님의 초대를 거부하는 일이 없도록 깨어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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