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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29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11-28 조회수 : 72

깨어 기도하여라!

 


어제 말씀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하고 이르셨으며, 이어지는 오늘 말씀에서는 그날이 너희에게 갑자기 덮치지 않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하고 권고하십니다.

깨어 있음이라는 주제는 예수님이 건네주시는 모든 메시지의 기본적이며 핵심적 요소입니다. 성경에서 깨어 있도록 초대하는 말씀이나 이에 관한 비유 말씀들을 자주 접하는 이유입니다. 초대교회는 이 권고 말씀의 의미를 잘 숙지하고 있었으며, 이는 초대교회의 삶을 잘 설명해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으로 확인됩니다: “여러분은 늘 성령 안에서 온갖 기도와 간구를 올려 간청하십시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인내를 다 하고 모든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며 깨어 있으십시오.”(에페 6,18). 이 주제는 당연히 초대교회의 전례 안에서도 주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기도에 전념하십시오.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깨어 있으십시오.”(콜로 4,2).

 

이렇게 깨어 있음은 늘 기도와 연계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깨어 있다깨어 기도한다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유형의 그리스도교적 깨어 있음은 외부의 침입을 감시해야 하는 보초병의 그것, 덫처럼 갑자기 덮치는 일을 방어하기 위하여 늘 반격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의 그것과 다른 것입니다.

이 깨어 있음은, 예를 들어, 주인이 밤중에 오더라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 종의 자세(마르 13,32-37),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무것도 부족함이 없도록 필요한 것들을 미리 갖춰 준비하고 있는 사람의 자세와 같은 것입니다. 일시도 모른 채 기다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기다림입니다. 그분이 꼭 찾아오리라는 확신과 함께, 그분이 원하시는 것을 채워드리겠다는 신념으로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기다림에는 시간적인 차원을 넘어, 곧 기다림이 요구하는 시간적 격차를 넘어, 우리의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 깃들어 있는 기다림이어야 합니다.

 


끝으로 예수님은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깨어 기도하여라.하고 이르십니다.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은 오로지 깨어 기도함으로 가능하다는 말씀이며, 신앙인은 늘 깨어 기도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주님 앞에 설 수 있는 힘은 결국 특별한 시간과 장소를 뛰어넘어 평범한 삶, 일상적인 삶 속에서의 변함없는 신앙생활을 통해 가능하다는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그만큼 우리의 일상적인 신앙생활이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신앙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오늘, 마지막 날, 주님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보여드리기에 늘 부족했던 우리의 신앙을 언제나 기꺼이 받아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그 힘을 키우기 위해 조금 더 깨어 기도할 것을 다짐하는 가운데, 새로운 신앙의 한 해를 맞이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하는, 거룩한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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