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루카 21,34-36: “늘 깨어 기도하라.”
한 해의 전례력 마지막 날을 맞이하는 오늘, 복음 말씀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권고를 주신다. “너희 마음이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늘 깨어 기도하여라.”(34-36 참조). 주님을 맞이할 준비가 없는 자에게 종말은 두려움이지만, 준비된 자에게는 영광과 해방의 순간이다. 오늘 우리는 주님께서 말씀하신 깨어있는 삶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묵상해 보자.
예수님께서 경계하신 세 가지는 우리의 일상 안에서 신앙을 약화하는 유혹이다.
방탕: 하느님 대신 쾌락을 추구하며 순간적 만족에 묶이는 삶이다.
만취: 육신을 넘어 영혼마저 마비시켜 주님을 향한 감각을 잃게 만드는 삶이다.
일상의 근심: 하느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세속적 걱정에 사로잡혀 마음이 무거워지는 삶을 말한다. 주님께서는 이 모든 것이 영적 무감각을 불러오며, 그 결과 마지막 때에 덫처럼 갑자기 우리를 붙잡을 수 있다고 경고하신다. 그러므로 깨어있다는 것은 단순히 잠을 자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주님을 만날 준비가 되어있는 삶을 의미한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말한다: “하느님을 만날 준비가 된 이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매일을 마지막 날처럼 살기에, 죽음은 그에게 영광의 시작일 뿐이다.”(Homilia in Matthaeum 77,2) 성 아우구스티노도 권고한다: “그날이 언제 올지 모르니, 오늘을 당신의 마지막 날처럼 살라. 그러면 언제 종말이 와도 두려움이 아니라 희망 가운데 주님을 맞을 수 있다.”(Sermo 38,4)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다. 나는 과연 오늘 지금 주님을 만나도 기쁘게 나아갈 준비가 되어있는가? 이제는 이렇게 살아가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죽는 연습: 내 뜻을 죽이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매일의 작은 선택이 곧 종말의 준비이다.
기도의 삶: “늘 깨어 기도하라.”(36절)는 말씀처럼, 우리의 삶 전체가 하느님께 드려지는 기도가 되어야 한다.
종말론적 삶: 종말은 미래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 지금 내가 어떻게 사느냐 안에 이미 시작되어 있다.
전례력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깨어있는 삶과 끊임없는 기도의 삶으로 초대한다. 세상 근심이나 방탕, 만취로 마음을 무겁게 하지 말고, 주님을 언제라도 맞이할 수 있는 준비된 신앙인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두려움 없이, 오히려 기쁨과 희망으로 주님을 맞이하며, 영원한 생명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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