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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5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12-04 조회수 : 127

믿음의 힘과 질

 


신앙생활을 해 오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믿음의 힘을 평가하는데 부족한 점이 참 많았다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하느님께 무엇인가를 청할 때, 우리는 잘 청하고 있는지, 다시 말해서 청하는 기도 문구가 제대로 되어 있는지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다음에 가서야 비로소 우리의 믿음,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리라는 믿음을 표명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 속의 두 소경 치유 이야기는 놀라운 방법으로 우리 믿음의 중요성, 우리 믿음의 힘을 강조합니다. 치유 이전 두 소경과의 대화 속에서, 이 믿음의 힘이 모든 것을 가름하는 척도로 평가됩니다: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 주님!너희가 믿는 대로 되어라.

주님은 분명히 너희가 믿는 대로라고 말씀하십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믿음 정도가 주님 능력의 정도를 좌우하고 측정한다는 말씀으로 들릴 정도입니다. 혹시 우리가 믿는 만큼의 그 정도가 모자라, 우리가 기대한 만큼 기도가 청허(聽許)되지 않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는지 자못 반성하게 됩니다. 받아들여진 모든 기도의 비밀이 여기에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우리가 믿는 대로, 우리가 믿는 만큼 기도가 받아들여진다는 새로운 깨달음 앞에 섭니다.

 

한편, 오늘 말씀은 치유의 기적에 관한 영역에 국한할 수 없는 노릇인 것 같습니다. 두 소경은 그들이 믿는 대로치유의 은사를 받았지만, 신앙인인 우리가 주님의 말씀과 행적을 전할 때, 말씀과 행적의 정점인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통한 구원 업적을 전할 때, ‘우리가 믿는 만큼, ‘우리가 아는 만큼이 우리 선교 사명의 질을 판가름할 것임이 너무나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구원사업을 펼치시기에 앞서, 당신이 승천하신 후에도 이 사업을 계속 펼쳐나가도록 열두 제자를 선택하시고, 그들을 늘 데리고 다니시면서 말씀과 행적으로 가르쳐나간 목적에는, 바로 이 제자들의 믿음의 질을 높이기 위함이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고 봅니다. 제자들의 믿음의 정도에 관한 질문이나 점검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입니다.

 

대림시기를 살며, 우리의 믿음이 두 소경의 믿음처럼 진정 순수하고 힘 있는 믿음인지 돌이켜 보는 가운데, 우리가 굳건히 믿는 대로 사람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 오시는 주님 맞이에, 오늘 하루가 의미와 보람으로 가득 찬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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