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12월 6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2-06 조회수 : 67

복음: 마태 9,35-10,1.6-8 
 
우리의 결핍 때문에 눈물 흘리시는 하느님! 
 
 
업무상 기가 꺾인 형제자매들을 자주 만납니다.
너무 그렇게 생각하시지 말래도 소용이 없습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크게 후회하고 가슴을 칩니다.
지난 인생을 부끄러워하고 슬퍼합니다. 
 
그런 분들 바라보며 드는 생각입니다.
너무 괴로워하고 슬퍼할 일 아니라고. 우리의 하느님은 기가 크게 꺾인 사람들, 의기소침한 사람들, 약점과 결핍투성이인 우리를 위해 육화강생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마태 9,36) 
 
오늘도 측은지심으로 가득한 주님께서는 ‘기가 꺾인’ 우리를 보시고 가엾은 마음을 지니십니다.
세상의 냉혹함 앞에 기가 꺾인 우리, 세상의 강자들의 폭력에 기가 꺾인 우리, 자신의 거듭되는 죄와 악습 앞에 기가 꺾인 우리를 보시고 가엾어 하십니다.
놀랍게도 주님은 우리의 고통 앞에 눈물 흘리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구원이라는 선물을 주님으로부터 받는다면, 가장 큰 배경이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선행을 많이 쌓아서?
보속을 열심히 해서?
세상을 위한 큰 업적을 쌓아서? 기도를 많이 해서? 
 
물론 그런 노력이 우리의 구원을 위해 필요한 부분들입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인간 구원의 배경이 되는 요소가 있습니다.
그것은 한없이 나약한 우리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자비심, 측은지심, 연민의 마음, 가엾은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 인간 측의 큰 결핍, 한없는 부족함, 우리 인간이 흘리는 끝도 없는 눈물, 고통과 절규는 주님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주님의 측은지심을 불러옵니다.
따지고 보니 우리 인간의 고통과 슬픔이 곧 주님 구원의 손길을 불러오는 원동력입니다. 
 
오늘 우리가 큰 슬픔 속에 머물러 있다면, 오늘 우리가 느끼는 고통의 강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면, 그것은 그리 나쁜 표시가 아닙니다.
주님 구원의 손길이 그리 멀지 않다는 표시입니다.
주님 사랑의 손길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표시입니다. 
 
아이들 집을 방문할 때 마다 느끼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제 무럭무럭 성장해서 자신의 길을 잘 걸어가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면, 그저 대견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마음이 든든해지고 행복해집니다. 
 
그러나 더 눈길이 가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아직도 덜 자란 아이들, 아직도 누군가의 손길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상처많은 아이들입니다.
형들에게 구박받는 아이들, 애정 결핍으로 힘겨워하는 아이들에게 한번 더 손길이 갑니다. 
 
우리 인간을 바라보는 주님의 시선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자기 극복을 못해 힘겨워하는 사람들, 늘 다람쥐 챗바퀴 돌듯이 악습을 거듭하는 사람들, 부족한 자신을 용납할 수 없어 슬퍼하는 사람들, 작은 것에 의기소침해지고 낙담하는 우리들을 향한
하느님 자비의 눈길은, 더욱 애틋하고 각별할 것입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