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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2-06 조회수 : 68

정혜윤 작가의 ‘책을 덮고 삶을 열다’라는 책에 소개된 울산에 사는 경비원 이야기가 감동적입니다. 이분은 경비 일을 하면서 수십 년간 꾸준히 기부했고, 국무총리상까지 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부를 오랫동안 하게 된 것은 장모님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어렸을 때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를 절었는데,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고 결혼 승낙을 위해 이 여자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그때 사랑하는 여자의 어머니께서 다리 저는 자기 모습을 보고는,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가? 내가 이제부터 자네의 어머니가 되겠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때부터 고마움을 잊지 않고 사랑을 나누기로 마음먹어서 정기적으로 기부하게 되었다고 말씀하십니다.

 

다리를 전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외로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장모님의 사랑으로 사랑을 전하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사랑은 이렇게 전달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받을 사랑만 생각하는 우리는 아니었을까요? 하나 먼저 받아야 나도 하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내가 하나를 주면 상대도 당연히 하나 이상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진짜 사랑이 아닙니다. 나의 사랑이 전달되어 비록 내게 되돌아오지 않는다 해도 다른 사람을 향한 사랑이 커질 때 진짜 사랑이 됩니다. 그때 사랑이 넘쳐나는 곳, 그래야 하느님 나라가 완성되어 갑니다.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마태 9,36)

 

군중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다면서 하신 말씀입니다. 여기서 가엾은 마음은 단순히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 아닌 깊은 아픔과 연민을 뜻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깊은 사랑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 종교 지도자들이 있었지만, 백성들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 하느님 나라로 나아가지 못함에 대한 아픔과 연민입니다. 그래서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마태 9,37)라고 말씀하십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 나라로 나아가는 구원의 길에 우리 모두 들어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구원받기를 원하시는 주님의 사랑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마태 10,6)라고 말씀하시면서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신 것은 구원을 위한 어떤 말씀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사람을 향해야 한다는 것을 명시하십니다.

 

길 잃은 양들과 같이 소외되고 아픔 속에 있는 사람을 향해 ‘가엾은 마음’을 느끼셨던 예수님이십니다. 우리 역시 예수님을 따른다면, 어렵고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가엾은 마음’을 느끼고 그들을 향한 우리의 손길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가 받을 것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가득하지 않습니까? 모든 이의 구원보다 나만의 구원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가엾은 마음을 간직하면서, 기도하고 동시에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오늘의 명언: 사람 사이의 신뢰는 쉽게 깨질 수 있지만, 충직한 동물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콘라드 로렌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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