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9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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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마태 18,12-14: 목자와 길 잃은 양
오늘 복음은 주님께서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서는 착한 목자의 비유를 전한다. 주님은 단순히 아흔아홉을 지키는 것에 만족하지 않으시고, 잃어버린 한 마리를 찾기 위해 끝까지 나아가시는 분이시다.
성 이레네오는 아담의 타락을 이 비유와 연결하며 이렇게 말한다. “잃어버린 양은 바로 인류 전체이다. 하느님은 잃어버린 아담을 다시 찾아 구원의 길로 데려오셨다.”(Adversus Haereses III,23,8) 아담은 무리에서 벗어난 길 잃은 양이었고, 그 결과 인류 전체가 하느님에게서 멀어졌다. 그러나 착한 목자이신 그리스도께서 하늘에서 내려오셔서 죽음에 빠진 우리를 어깨에 메고 다시 아버지의 집으로 데려오신다.
성 치프리아노는 이렇게 말한다. “주님께서는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위해 기뻐하시며, 그의 회개가 온 하늘의 기쁨이 된다.”(De Lapsis 36) 이것은 단순한 수학적 비율의 문제가 아니다. 아흔아홉과 하나의 비교가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는 특히 상처받고 잃어버린 자에게 더 기울어지는 사랑임을 보여준다.
교리서는 이렇게 가르친다. “예수께서는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도 잃어버리지 않으시려는’ 하느님의 뜻을 이루시며, 모든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셨다.”(605) 이 말씀은 단지 목자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사명을 보여준다. 즉, 교회는 잃어버린 사람을 찾고, 소외된 이를 포용하며, 구원의 문을 누구에게나 열어야 한다. 교회의 지도자뿐 아니라, 모든 신자가 이 목자적 마음을 지녀야 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비유를 묵상하며 이렇게 고백한다. “나는 길 잃은 양이었고, 그분은 나를 어깨에 메고 돌아오셨다. 나는 내 힘으로 돌아올 수 없었으나, 그분의 사랑이 나를 찾으셨다.”(Sermo 46,18) 우리는 종종 스스로 아흔아홉 마리 안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언제나 길을 잃는 한 마리 양이며, 늘 주님의 자비가 있어야 하는 존재이다. 주님께 돌아온 뒤에는 책망이나 심판이 아니라, 오직 기쁨만이 있다. 이것이 하느님 사랑의 본질이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세 가지를 일깨워준다. 1. 인류 전체는 길 잃은 양과 같았지만, 주님이 우리를 찾아오셨다. 2. 하느님의 사랑은 특히 상처받고 멀어진 자에게 더 큰 기쁨으로 드러난다. 3. 우리 자신도 늘 잃어버린 양임을 기억하며,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도 서로에게 목자가 되어야 한다. 회개한 이를 조건 없이 받아들이고, 신앙의 위기에 처한 이웃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그럴 때 우리 공동체 안에서 하느님의 기쁨이 완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