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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0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2-10 조회수 : 68

복음: 마태 11,28-30: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오늘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지친 영혼의 안식을 약속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신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28절) 율법의 무거운 짐, 죄의 사슬, 세상의 억압 속에 있는 이들에게 주님은 새로운 길을 제시하신다. 그것은 무거운 멍에가 아니라, 온유와 겸손 안에서 배우는 사랑의 멍에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말씀을 묵상하며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의 멍에는 사랑이다. 사랑은 무겁지 않다. 사랑은 짐을 지면서도 기뻐한다. 사랑하는 이에게 지는 짐은 오히려 달콤하다.”(In Iohannis Evangelium Tractatus 96,5) 즉,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멍에는 단순한 규율이나 강제적인 짐이 아니라, 사랑으로 변화된 삶의 태도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도 말한다. “그리스도의 계명은 무겁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것을 지는 동안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그것을 나누시기 때문이다.”(Homilia in Matthaeum 38,2) 우리가 은총 안에서 주님의 짐을 질 때, 사실은 우리가 그것을 지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를 지고 계시는 것이다. 
 
교리서는 이렇게 가르친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우리에게 계명을 쉽게 지킬 수 있게 해준다. 짐이 무겁지 않은 것은 은총이 우리 안에서 활동하기 때문이다.”(1828) 즉, 주님의 멍에가 가볍다는 것은 계명이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라, 계명이 은총과 사랑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세상의 짐은 우리를 무너뜨리지만, 그리스도의 짐은 우리를 세워준다. 
 
우리 각자는 일상에서 다양한 짐을 지고 살아간다. 책임, 관계의 어려움, 죄의 습관, 마음의 상처…. 하지만 주님은 우리를 단순히 위로하시는 분이 아니라, 그 짐을 새롭게 변화시키시는 분이시다. 세상의 멍에→우리를 더 지치게 하지만, 그리스도의 멍에→우리를 더 자유롭게 한다. 성 아우구스티노의 말처럼, 우리가 세상의 욕심과 악덕의 멍에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주님의 멍에를 질 수 있다. 그분의 멍에는 온유와 겸손의 학교이며, 그 안에서 우리는 참된 자유와 평화를 배운다. 
 
주님 멍에는 우리를 억누르는 짐이 아니라, 우리를 살리는 은총의 멍에이다. 우리가 그것을 지고 갈 때, 사실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지고 가신다. 그러므로 주님의 초대를 듣도록 하자. 
 
“내게 오너라.”
그리고 그분께 배우며, 사랑의 멍에를 기쁘게 메고, 세상의 무거운 짐에서 해방되어 온유하고 겸손하신 예수님의 제자가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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