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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1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2-11 조회수 : 75

복음: 마태 11,11-15: “여자에게서 태어난 사람 중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의 위치와 사명을 밝혀주신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11절) 말씀하시면서, 요한이 구세주의 길을 준비하는 특별한 인물임을 선언하신다. 그는 구약에서 예언된 엘리야의 영과 힘으로 와서(루카 1,17 참조) 그리스도의 길을 미리 닦아 놓은 사람이었다. 성 예로니모는 요한을 두고 이렇게 설명한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사람 가운데 요한보다 큰 인물이 나오지 않았다. 그는 율법과 예언자들의 끝이며, 구약과 신약의 경계선 같은 인물이다.”(Commentarii in Matthaeum 2,11,11) 즉, 요한은 구약의 완성을 이루는 마지막 예언자이며 동시에 신약의 시작을 열어주는 경계에 선 사람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곧바로 이렇게 덧붙이신다. “그러나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11절) 이는 단순히 요한을 낮추려는 말씀이 아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가 주석하듯, “요한은 참으로 위대하지만,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이가 그보다 큰 것은, 요한이 아직 하늘의 신비를 완전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Homiliae in Matthaeum 36,1) 하늘나라의 은총과 성령의 충만 속에 사는 이는 이미 구약 시대의 가장 큰 인물보다 더 큰 은총을 누린다는 뜻이다. 곧, 우리도 세례와 성령을 통해 요한보다 큰 은총을 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예수님은 이어서 말씀하십니다.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그것을 빼앗으려고 한다.”(12절) 이 말씀은 종종 오해되곤 하지만,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풀이한다.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폭력적인 사람들이 그것을 빼앗는다. 이는 곧 큰 열망과 열정으로 불신에서 믿음으로 전환하는 이들이 차지한다는 뜻이다.”(De consensu evangelistarum 2,26,54) 즉, 하느님의 나라는 게으르고 미온적인 태도로는 얻을 수 없다. 오히려 뜨겁고 열렬한 믿음, 하느님을 향한 갈망과 끈질긴 노력으로만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예로니모 역시 “하늘나라는 거룩한 이들이 열망과 노력으로 폭력적으로 차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주해, 「마태오 복음」 2,11,12). 
 
마지막으로, 예수님께서는 “오기로 되어 있는 엘리야가 바로 이 사람이다.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마태 11,14-15)라고 하십니다. 여기서 요한은 바로 엘리야 자신은 아니지만,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니고 온 이입니다. 예로니모는 분명히 말한다. “요한은 인격 안에서가 아니라 영과 힘 안에서 엘리야라 불린다.” (Commentarii in Matthaeum 2,11,12) 그러므로 세례자 요한은 구약과 신약을 잇는 다리, 옛 계약에서 새 계약으로 건너가게 하는 인물입니다. 그의 사명은 메시아의 길을 닦는 것이었고, 이제 그리스도께서 친히 오셔서 사랑과 봉사로 하늘나라를 선포하신다. 세례자 요한처럼 자신을 낮추고, 그리스도를 드러내며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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