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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9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2-19 조회수 : 53

복음: 루카 1,5-25: 세례자 요한의 출생 예고 
 
1. 은총의 표징으로 주어진 요한
요한은 엘리사벳의 불임 상태 속에서 태어난 기적의 아들이다. 그의 이름 “요한”(하느님은 은총이시다.)은 곧 그의 사명 자체를 드러내고 있다. 하느님은 은총으로 구원의 역사를 시작하시며, 인간의 불가능 안에서 가능성을 열어 주신다. 성 암브로시오는 “요한은 은총의 선물로 태어나, 은총을 선포하는 자가 되었다.”(Expositio Evangelii secundum Lucam 1,23)라고 말했다. 우리의 삶 안에서도 하느님께서는 불가능처럼 보이는 자리에서 은총의 역사를 시작하신다. 
 
2. 즈카르야의 불신과 마리아의 믿음
즈카르야는 나이와 인간적 한계를 바라보다가 천사의 말씀을 믿지 못했고, 목소리를 잃었다. 반면, 마리아는 같은 천사의 말씀 앞에서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고 응답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즈카르야의 경우를 두고 “의로운 이조차 의심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하느님은 그를 버리지 않고, 믿음을 회복하도록 교정하신다.”(Hom. in Matth. 4,6)고 말했다. 이는 우리에게 믿음의 순종이 구원의 문을 연다는 것을 가르친다. 
 
3. 엘리야와 요한의 예언자적 소명
요한은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녀”(루카 1,17) 이스라엘을 주님께로 돌려놓는 사명을 받았다. 그는 엘리야처럼 단순한 삶, 거친 옷, 광야 생활로 하느님의 도래를 준비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요한을 “새 언약의 문지기, 옛 언약과 새 언약을 이어주는 다리”(Serm. 293,3)라고 불렀다. 요한의 삶은 오늘 우리도 회개와 단순함으로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부르심이다. 
 
4. 교회의 가르침
교리서는 “요한은 주님의 오심을 준비하는 마지막 예언자로서 ‘모태에서부터 성령으로 충만한 자’였다.”(717항) 가르친다. 또한 “요한의 출생은 엘리사벳의 불임을 극복한 기적 속에서, 하느님의 섭리와 구원 계획이 실현되는 표징”이라고 설명한다(722항 참조). 
 
5. 삶의 적용
불가능의 자리에서도 은총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삶의 막힘과 한계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새로운 생명과 은총을 일으키신다는 희망을 품어야 한다. 또한 믿음의 응답을 드리는 것을 배워야 한다. 즈카르야의 의심이 아니라, 마리아의 순종을 본받아 하느님의 말씀을 신뢰해야 하며, 예언자의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요한처럼 단순하고 진실한 삶으로, 이웃을 주님께로 이끄는 작은 “예언자”가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 엘리사벳이 “주님께서 굽어보셨다.”라고 고백했듯이, 우리도 받은 은총을 잊지 않고 감사해야 할 것이다. 
 
세례자 요한의 탄생 예고는 단순히 한 인물의 이야기가 아니라, 은총으로 시작된 구원의 역사, 믿음의 순종을 요구하는 신앙의 길, 그리고 하느님을 맞이할 준비의 삶을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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