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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31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2-31 조회수 : 31

복음: 요한 1,1-18: 모든 것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다. 
 
오늘 복음은 “태초의 말씀”에 대한 장엄한 서두로 우리를 이끌어 준다. “한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1절) 이는 단순한 시적 표현이 아니라, 하느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밝히는 가장 근본적 진리이다. 말씀은 하느님의 자기 계시이자, 모든 피조물의 근원이시다. 
 
1. 말씀: 하느님의 자기 표현
우리는 말을 통해 마음과 생각을 드러내듯, 하느님께서는 “말씀”을 통해 당신 자신을 드러내신다. 그러나 우리의 말은 불완전하고 때로는 진실하지 못하다. 하지만 하느님의 말씀은 진리 그 자체이며, 한 점 한 획도 변하지 않는 생명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만물을 지으신 하느님의 말씀은 바로 하느님 자신이시다. 스쳐 지나가는 소리가 아니라, 영원히 머무는 실체이시다.”(In Iohannis Evangelium Tractatus I,5) 
 
2. 말씀은 생명과 빛
요한은 이어서 이렇게 선포한다.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4절) 말씀은 단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과 빛을 주신다. 이 빛은 어둠을 몰아내는 구원의 빛이며, 우리를 죄와 죽음에서 해방시키는 빛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 말씀을 해설하면서 강조한다. “이 빛은 감각적 빛이 아니라 영적인 빛이었다. 단순한 빛이 아니라 생명이며, 사람들의 생명이다.”(Homiliae in Ioannem II,2) 
 
3. 말씀은 살이 되셨다.
가장 놀라운 선포는 바로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14절) 하느님의 영원한 말씀이 시간 속에 들어오시고, 하느님이 인간이 되셨다. 성 예로니모는 이 신비를 묵상하며 말한다. “말씀이 사람이 되신 것은, 사람이 말씀(곧 하느님)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Epistula 121,2) 곧, 살이 되신 것은 단순히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신 사건이 아니라, 인간이 하느님과 친교에 들어가도록 이끄는 은총의 사건이다. 
 
4. 말씀을 받아들일 때
요한은 또 말한다. “그분께서는 자기 백성에게 오셨지만, 그들은 그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분을 받아들인 이들, 그 이름을 믿는 이들에게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다.”(11-12절)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주석한다. “그분은 당신의 소유에게 오셨으나 그분의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분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들은 유다인들이고, 받아들인 이들은 이방인들이다.”(Tractatus in Iohannis Evangelium II,13) 곧, 말씀을 믿고 받아들이는 이들은 누구나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은총을 받는다. 
 
5. 오늘의 메시지
오늘 우리는 새해를 맞이하며 ‘말씀 안에 머무르는 삶’을 결심하고 있다. 말씀은 우리 삶의 근원이고, 어둠을 몰아내는 빛이며, 인간을 하느님의 자녀로 변화시키는 힘이다. 따라서 새해의 첫걸음을 말씀과 함께 시작해야 한다. 단순히 말씀을 “듣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그 말씀을 “살아내는” 삶을 결단하여야 한다. 성 아우구스티노의 말처럼, “말씀은 마음에서 들려야 하며, 삶 안에서 실천되어야 한다.”(Sermo 119,3) 
 
결론
말씀은 하느님의 영원한 자기 계시; 말씀은 생명과 빛; 말씀은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사셨다. 말씀을 받아들이는 이는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새해의 첫날을 준비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말씀을 닮은 삶”을 결심해야 한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모두 하느님의 말씀을 반영하는 삶이 되기를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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