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르 3,13-19: 제자들을 부르셔서 당신 곁에 있게 하시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부르시고, 그분 곁에 두신 사건을 전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단순히 가르치기 위해 부르신 것이 아니다. 그분과 함께 살게 하시고, 그분의 삶과 구원 사업에 참여하게 하시고,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주시기 위해 부르셨다. 이는 교회가 ‘공생과 파견’이라는 두 축 위에 세워진 것을 보여준다.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살며 그분의 말씀에 흠뻑 젖어야, 세상으로 나아가 복음을 올바르게 전할 수 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제자란 스승의 말씀 속에 잠겨, 그분과 하나 되는 사람이다.”(De Doctrina Christiana, 4.10.16) 즉, 참된 제자가 되려면 단순한 지식의 습득이 아니라, 스승과의 친밀한 삶 속에서 그분을 닮아가는 삶이 필요하다.
예수님이 선택하신 제자들은 각기 다른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었다. 어부, 세관원, 혁명가 등 인간적으로 보면 부족하고 연약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주님의 부활과 말씀을 체험하고, 결국 목숨까지 바치며 복음을 전했다. 이는 교회가 각계각층을 포용하는 보편적 공동체임을 보여준다.
또한, 제자들에게 새로운 이름을 주신 것은(시몬→베드로, 사울→바오로, 레위→마태오) 그들의 신분과 정체성이 변화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것을 상징한다. 우리 신앙인도 예수님께 부르심을 받으면, 단순히 ‘믿는다.’는 말이 아니라, 삶과 정체성 전체가 변화되는 은총을 체험하게 된다.
복음은 분명히 말한다. “중요한 것은 그분과 함께 살고 그분을 닮는 것이다.” 참된 제자는 단순한 수행자가 아니라, 주님의 친구이며, 그분과 함께하며, 그분의 여정을 공유하는 사람이다. 성 바실리우스는 강조한다. “그리스도를 닮는 것이 곧 참된 제자의 삶이다.”(Regulae fusius tractatae, 12) 즉, 예수님께 선택받는다는 것은 우리가 무슨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분께 순종하고 사랑하며 함께 사는 것에서 오는 은총이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예수님과 함께 살고 있는가? 그분의 친구로서, 그분을 닮으려 노력하는가?”
주님은 우리를 부르셨다. 단순히 믿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를 바쳐 그분과 동행하며, 그분을 닮아가는 삶을 살도록 부르셨다. 우리 모두 주님과 친밀한 삶을 나누며, 그분을 닮는 참된 제자가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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