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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3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2-03 조회수 : 110

복음: 마르 5,21-43 

 

그때 우리의 고통은 춤으로 바뀔 것입니다! 

 

 

피정 센터를 운영하면서, 사목자로서 이런 꿈도 꾸고 저런 꿈도 꾸고, 그렇게 살아갑니다.

요즘 와서 작은 꿈이 하나 생겼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 가장 가슴 아픈 사람들을 동반하는 작은 모임을 하나 만드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픈 일이 어떤 일일까요?

여러 사연을 소개할 수 있겠지만, 가장 가슴 미어지는 일은 아무래도 자식을 앞세우는 일이겠지요.

특히 어린 자식이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것, 그것처럼 슬프고 끔찍한 일이 다시 또 있을까요? 

 

‘차라리 내가 먼저 떠났으면...’ ‘차라리 날 먼저 데려가시지 않고...’ 이런 마음이 부모들의 공통된 심정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야이로라는 한 회당장이 그랬습니다.

그는 지금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기막힌 벽 앞에 서 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귀염둥이 열두 살 짜리 딸이 지금 생사의 기로에서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백약이 무효였습니다.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다급해진 아버지에게 누군가가 예수님이란 분에 대해서 귀띔을 해주었습니다. 

 

야이로는 그 말을 듣자마자 회당장이라는 신분도 체면도 다 잊고 예수님이 계신 곳을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분 앞에 도착하자 마자 즉시 예수님께 간곡히 청합니다. 

 

“제 어린 딸이 죽게 되었습니다. 가셔서 아이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 아이가 병이 나아 다시 살게 해 주십시오.” 

 

예수님은 어린 딸을 살리기 위해 달려오느라 기진맥진한 아버지를 눈여겨보십니다.

아들을 향한 각별한 사랑을 높이 평가하십니다.

그러나 아직 초보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그의 믿음을 안타까워하십니다.

아직 예수님의 신원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는 물끄러미 바라보십니다. 

 

회당장 야이로의 예수님에 대한 이해도는 아직 한참 낮았습니다.

예수님을 그저 한 사람의 기적가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어디든지 다 현존하시는 멀티 플레이어임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굳이 현장에 가지 않으셔도 원격치유가 가능하신 분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회당장이었기에 예수님을 향해 집요하게 같이 가달라고 졸라대었습니다.

상황이 상황이었던 만큼 졸라대지 않을 수 없었던 아버지였습니다.

늑장 부리다가는 딸과는 영영 이별하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리 간절히 부탁한 것입니다. 

 

아직 믿음이 부족한 회당장 야이로였지만, 그의 간절한 눈망울과 그의 찢어지는 가슴을

예수님께서는 차마 외면하실 수 없었습니다.

마침내 그와 함께 발걸음을 옮기십니다. 

 

그러나 때는 예수님 공생활의 절정기, 주님께서 걸어가시는 길목마다 수많은 인파가 몰려와 걸음은 더디기만 합니다.

그 와중에 하혈하는 여인을 만나 또 다시 시간이 지체됩니다.

딸의 아버지는 마음이 급해 어쩔 줄 몰랐을 것입니다. 

 

마침내 회당장의 집에 도착해보니, 이거 어쩔 것입니까?

딸이 이미 세상을 떠나버렸습니다.

목빠져라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은 원망 가득한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습니다.

“따님이 죽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스승님을 수고롭게 할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예수님의 행보는 거침이 없습니다.

목숨이 끊어진 딸의 방으로 성큼성큼 들어가십니다.

울며 애통해하고, 수군거리는 사람들에게 호통도 치십니다.

“어찌하여 소란을 피우며 울고 있느냐? 저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 

 

이윽고 예수님께서는 소녀의 손을 잡이 일으키시며 외치십니다.

“탈리타 쿰!” 이는 번역하면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는 의미입니다. 

 

오늘 비록 우리가 이렇게 힘겹게 견뎌 나가고 있지만, 오늘 비록 우리가 이렇게 큰 슬픔에 잠겨있지만, 오늘 비록 우리가 이렇게 큰 십자가에 허덕이고 있지만, 머지않아 주님께서는 우리에게도 큰 은총을 베푸실 것입니다.

그때 우리의 눈물은 웃음으로 바뀔 것입니다. 우리의 고통은 춤으로 바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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