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2월 5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2-05 조회수 : 17

복음: 마르 6,7-13: “열두 제자의 파견”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파견하시며, 복음을 전하는 삶의 본질을 보여주신다. 그분은 제자들에게 “아무것도 지니지 말고”(8절) 떠나라고 하신다. 이는 단순히 소박한 여행을 하라는 말씀이 아니라, 복음 선포의 힘은 인간적 수단이나 재물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느님의 능력과 섭리에 달려 있다는 것을 드러내신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지팡이 하나와 신발 한 켤레 외에는 여벌 옷조차 허락하지 않으신다. 이는 그들이 철저히 하느님을 신뢰하며, 복음을 전하는 길에서 불필요한 집착을 버리도록 하기 위함이다. 성 그레고리오는 말한다. “복음을 전하는 이는 세속적 무기를 내려놓고, 오직 하느님의 말씀을 무기로 삼아야 한다.”(Hom. in Ev. 17,3). 우리의 힘은 준비된 재산이 아니라, 말씀 자체에서 나온다. 

 

제자들은 머무를 집을 선택할 때 옮겨 다니지 말고 한 집에 머물라고 하셨다(10절). 이는 관계의 충실함과 공동체적 신뢰를 드러내는 자세다. 반대로 거절당할 때 먼지를 털어버리라는 행위는 단순한 항의가 아니라, 하느님을 거절하는 자에게 닥칠 심판의 상징이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말한다. “복음을 거절하는 이는 선포자를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보내신 하느님을 거절하는 것이다.”(In Matth. Hom. 33,2). 

 

마르코 복음은 제자들이 나가서 회개를 선포하고, 마귀를 쫓아내며, 병자에게 기름을 부어 고쳐주었다고 전한다(12-13절). 이는 복음 선포가 단순한 말의 전달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의 능력이 드러나는 사건임을 보여준다. 교리서도 강조한다. “사도적 선포는 말과 행동, 표징과 기적, 특히 삶의 증거로 이루어진다.”(854항). 

 

우리도 세례와 견진을 통해 파견된 제자들이다.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은 특별한 능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의 삶에서 복음을 증거하는 것이다. 그것은 가정에서, 직장에서, 교회 공동체 안에서 우리가 보여주는 하느님 모상의 삶이다. 우리가 가난한 마음으로 살 때, 복음은 힘을 가진다. 우리가 이웃을 환대하고 용서할 때, 하느님 나라는 드러납니다. 우리가 삶의 증언으로 복음을 살아낼 때, 세상은 하느님의 얼굴을 보게 된다. 

 

오늘 주님은 우리 각자를 부르시며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를 파견한다. 아무것도 지니지 말고 나만 의지하여라.” 우리의 삶이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살아있는 복음이 되어, 우리가 머무는 자리마다 하느님의 나라가 드러나기를 기도하자. 아멘!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