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르 6,30-34: “그들은 목자 없는 양과 같았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사도들과 함께 잠시 쉬려 하셨지만, 목자 없는 양처럼 방황하는 군중들을 보시고 불쌍히 여기셨다는 장면을 들려준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31절) 하고 말씀하신다. 이는 단순한 신체적 휴식이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영혼이 회복되는 쉼을 뜻한다. 기도 속에서, 성체 앞에서, 성경 말씀 앞에서 우리는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주님 안에서 쉬어라. 그러면 네 피곤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Confessiones, IV,12). “주님, 당신을 위하여 저희를 만드셨으니, 저희 마음은 당신 안에서 안식하기 전에는 평화를 얻지 못합니다.” (Confessiones I,1)
그러나 동시에 신앙인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봉사도 외면할 수 없다. 기도와 봉사는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한 몸의 두 날개와 같다. 기도 없이 하는 봉사는 쉽게 메말라 버리고, 봉사 없는 기도는 자기 안에 갇혀버릴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34절) 한다. 이는 하느님의 마음이 드러난 순간이다. 목자 없는 양은 굶주리고 길을 잃고 맹수에게 위협받는다. 예수님은 바로 그들을 돌보는 착한 목자이시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말한다. “스승이신 그리스도께서는 병든 자들을 고치고 굶주린 자들을 먹이시며, 그들의 영혼을 가르침으로 기르신다. 목자가 양을 돌보듯이 그분은 당신의 백성을 돌보신다.” (Homiliae in Matthaeum, 50,3) 교황 프란치스코도 교회 목자들에게 자주 강조한다. “목자는 양의 냄새를 풍겨야 한다.” 이는 곧 백성과 가까이하며, 그들의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누라는 초대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바쁜 일상에 쫓겨 기도할 시간조차 잃어버릴 때가 많다. 그러나 잠시라도 주님 앞에 머무르며 숨 고르기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활동은 점차 힘을 잃게 된다. 반대로, 기도 안에서 힘을 얻는다면 우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생명의 말씀을 나눌 수 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새로운 복음화”를 말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현대인이 증거자를 필요로 한다. 단순히 교리를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도 안에서 주님을 만나고 그분의 자비를 체험한 증거자”이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가르친다. 첫째, 주님과 함께하는 조용한 시간 없이는 참된 사도직도 없다는 것. 둘째, 그 기도에서 얻은 힘으로 우리는 목자 없는 양처럼 방황하는 이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기도와 봉사가 균형을 이룰 때, 우리는 참된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