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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28일 연중 제8주간 목요일: 신부님이 이제 여기에 익숙해지셨나봐요

작성자 : 최규화 작성일 : 2015-05-28 조회수 : 492

5월 28일 연중 제8주간 목요일

(마르 10,46ㄴ-52; 집회 42,15-25)

찬미 예수님!

오늘 우리 학교의 부제님들이 성지순례를 떠났습니다.

잘 다녀오실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요즘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잘 보지 못하고 있구나. 나에게도 가려진 것이 많이 있구나. 눈 앞에 그것이 있다고 해서 다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구나.’

오늘 복음에서 바르티매오라는 눈 먼 거지는 있는 힘을 다해 주님께 다시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청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보지 못하고 있다는 자신의 처지를 정확히 알았던 것이지요.

그리고 나자렛 사람 예수님이란 소리를 듣고 큰 소리로 외칩니다.

다른 사람이 막아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더 큰 소리로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외칩니다.

자신의 처지에 대한 절박함이 묻어나는 외침이었고, 또 나자렛 사람 예수님만이 자신을 다시 볼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는 희망과 믿음 때문에 이 기회를 절대로 놓칠 수 없었던 것이지요.

오늘 독서에서도 표현하고 있지만 우리를 볼 수 있게 해주시는 분은 주님이십니다.

오늘 나는 어떤 처지에 있는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잘보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알아챘다면 우리도 용기를 내서 주님께 청해야겠습니다.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저는 가끔 수녀원에 가서 미사를 하고 수녀님들과 함께 식사를 합니다.

어느 날 식사를 하면서 식탁 위에 있는 그림과 글씨를 보고 ‘참 예쁘다’고 말씀드리면서 ‘이걸 여기에 놓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요?’ 하고 여쭈었습니다.

대답은 아니라는 것이었지요.

오래전부터 거기 있었는데 제가 그날에서야 그것을 보게 된 것입니다.

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수녀님 한 분이 말씀하시더라구요.

“신부님이 이제 여기에 익숙해지셨나봐요.”

익숙해지고, 마음을 쏟으면, 사랑이 깊어지면 미처 보지 못하던 것을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기억 때문에 그런지 ‘보게 해달라’는 말씀이 오늘은 ‘사랑이 더욱 깊어지게 해달라’는 말씀으로 들려옵니다.

우리를 볼 수 있게 해주시는 분은 주님이십니다.

주님께 자비를 청하고 주님을 닮아 사랑을 깊이 할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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