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마태 10,17-22; 2역대 24,18-22; 로마 5,1-5)
찬미 예수님!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이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대축일에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나는 예수님 때문에 박해를 받을 마음이 있는가?
나는 예수님 때문에 박해를 받고 있는가?”
박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고 피부에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지요.
그렇다면 다시 이렇게 질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제인) 나는 예수님 때문에 욕을 먹고 있는가?
예수님의 고난을 함께 나눌 마음이 있는가?”
좋은 자리에만 가고 좋은 것만 입고 좋은 것만 먹고 사제로서 누릴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고 있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삶은 한마디로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강원도 거진에 있는 동창 신부님의 집에 와 있습니다.
자동차로 편안하게 왔지요.
하지만 김대건 신부님은 사제가 되기 위해 아주 추운 날 그것도 어린 나이에 먼 길을 떠나 국경을 넘어야 했습니다.
어렵게 공부한 후에도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목숨을 내놓아야 했습니다.
사제가 되고서 고국에서의 사목 생활도 목숨을 내놓은 아주 어려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주교님을 모셔오기 위한 노력들도 고난의 연속이었고, 박해로 인해 정말 말할 수 없이 어려워진 가족들의 삶도 또한 김대건 신부님에게 커다란 고난이었습니다.
사제성소를 향한 길은 그 첫 걸음부터 정말 쉽지 않은 어려움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끝까지 견디어내셨고, 순교의 영광 속에 우리나라 출신의 첫 번째 사제 순교자가 되셨습니다.
김대건 신부님은 일생의 어려움을 어떻게 견디어 내셨을까요?
신부님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저는 감히 희망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독서인 로마서의 말씀 빌어서 말씀드린다면, 하느님께서 우리 마음 안에 당신 사랑을 부어주셨다는 뿌리 깊은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희망입니다.
우리에게 당신 사랑을 부어주신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사랑에 참여하는 우리를 결코 모른 체하시지 않고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나누어 주시리라는 희망입니다.
이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살이가 끝나면 하느님께서 당신을 맞이해 주시리라는 희망입니다.
이러한 희망이 있었기에 어떠한 고난도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지치지 않게, 끝까지 견디어나갈 수 있게, 구원을 받을 수 있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우리 사제들이,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지니셨던 굳건한 희망,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지니고 삶 안에서 다가오는 모든 어려움을 끝까지 잘 견디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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