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5일 수요일 성 보나벤투라 주교 학자 기념일
(마태 11,25-27; 탈출 3,1-6.9-12)
찬미 예수님!
우리도 이렇게 기도할 수 있을까요?
예수님처럼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들어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라고 기도할 수 있을까요?
저 자신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제가 저 자신을 낮추는 것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이 저에게 ‘너 참 못났구나’라는 식으로 말을 해대면, 참 견디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 자신이 지혜롭지 못하다는 것, 슬기롭지 못하다는 것을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겠지요.
인정하지 않는 것을 넘어서 아주 교묘하게, 안 그런 척 하면서 똑똑한 척하는 제 자신의 모습도 보게 됩니다.
이런 모습이 강하게 드러나고 내 삶의 중심을 이룬다면, 삶은 정말 피곤하고 내 삶도 대부분 행복하지 못할 겁니다.
왜냐하면 내 삶의 행복을 다른 이의 손에 내맡기는 꼴이니까요.
이런 꼴 같지 않은 순간도 있지만 살아가면서 자기 자신이 정말 지혜롭지 못하다는 것을, 슬기롭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들은 이런 상태에 있다면 더욱 조심하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부르심이 가까웠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인간적인 노력으로 내 안에 무언가를 꽉 채웠을 때가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그 무엇이 별 것 아니라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시고 당신의 일을 맡기실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는 이가 가장 큰 위험에 빠지는 것은 똑똑한 체하면서 자신의 힘으로만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입니다.
이때 우리는 우리 안에서 하느님을 점차 밖으로 밀어내게 되지요.
자신이 똑똑해 보이고 모든 문제를 스스로 다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날, 덥지만 빗자루를 손에 드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힘듦을 통해 육체의 한계도 깨닫고, 쓸데없는 생각을 쓸어버리고 주님께 의탁하는데 좋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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