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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1일 대림 제2주간 금요일: 신부님, 휴대폰 언제 바꿔요?

작성자 : 최규화 작성일 : 2015-12-12 조회수 : 355

12월 11일 대림 제2주간 금요일

(마태 11,16-19; 이사 48,17-19)

찬미 예수님!

저를 아는 신자분들은 가끔 제게 그런 말씀을 하십니다.

“신부님, 휴대폰 언제 바꿔요?”

제가 아직도 2G 핸드폰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최신폰이 나오면 바꾸려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농담으로 말씀을 드립니다.

사실 몇 년 전에 전화가 잘 안 터져서 바꾸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었는데, 소임지가 바뀌어 이동을 한 뒤로는 또 전화하는데 지장이 없더라구요.

약간의 불편함은 있지만 멀쩡한 기계를 바꾸는 것은 너무 소비적인 것 같아서 2G를 그냥 쓰고 있습니다.

소비문화에 대한 저의 작은 반기라고 할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면 사람들이 세례자 요한을 보고도 또 예수님을 보고도 자신들의 뜻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고 비난의 화살을 쏘아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복음에 나오는 사람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람이란 그러기가 쉬운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이가 내 뜻에 동의하고, 내 뜻에 따라 움직여 주기를 바라지요.

여의치 않으면 설득도 해보고 또 화를 내면서 강압적으로라도 어떻게 해보려고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복음의 끝에 지혜에 관한 말씀을 하시면서 당신이 따르는 것이 무엇이고, 우리가 따라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말씀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독서에 보면 이것을 좀 더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내 계명들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너의 평화가 강물처럼, 너의 의로움이 바다 물결처럼 넘실거렸을 것을.”

우리 그리스도인이 따라야 할 것은 다른 이의 말도 아니고, 자신의 말도 아니고,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계명입니다.

혹시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다른 이들의 말에 따르고 있지는 않은지, 또는 강압적으로 나의 생각만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우리도 주님처럼 지혜의 길을 따라 살아가도록 깨어있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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