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2일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마태9,14-15; 이사야58,1-9ㄴ)
찬미예수님!
사순시기는 참회와 보속의 시기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순시기를 복되게 보내기 위한 실천사항 하나씩 정하곤 합니다.
담배를 끊는다거나, 운동을 한다거나, 평소보다 조금 일찍이 일어나 아침기도를 바치는 등 다양한 목표를 정합니다.
이렇게 사순시기를 거룩하게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 모습입니다.
근데 저는 가끔 이러한 실천목표를 정하고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유혹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나는 사순시기를 맞이해서 이정도 하고 있다.”는 자랑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목표가 아닌 나를 드러내기 위한 목표로 본질이 변해가면서
오늘 독서에서 이스라엘 민족들이 하는 불평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느님 제가 당신을 위해 이렇게 노력하는데 왜 보아 주지 않으시지요?”
이렇게 시작된 불평은 기쁘게 시작한 일을 순식간에 고통스럽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왜냐하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하기 싫어도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지요.
그때 하느님께서 드러내놓고 단식하고 기도하지 말라고 한 이유에 대해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복음에서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와서 단식에 대해 운운한 것도
제가 빠졌던 유혹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스승인 요한을 통해 예수님에 대해서 수 없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이 함께 계시다는 사실 보다는
그분이 법을 지키는지 안 지키는지에 더 많은 시선을 두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제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단식의 때가 왔습니다.
그 때가 온 만큼 나와 주님과의 만남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떨까요?
다른 사람의 시선은 잠시 접어두고 오직 나와 주님만 아는 실천목표를 마련하셔서
예수님과 더 애틋한 관계로 발전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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