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 사순 제4주일
(루카 15,1-3.11ㄴ-32; 여호 5,9ㄱㄴ.10-12; 2코린 5,17-21)
찬미 예수님!
바오로 사도는 우리에게 우리가 바로 그리스도의 사절이라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화해의 말씀을 맡기셨다고 합니다.
설마 아니겠지요.
어떻게 우리에게 그렇게 중요하고 그렇게 엄청난 일을 맡기실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께서 누구보다도 우리를 잘 아시는데 설마 그러시려구요.
그런데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아니라고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지요?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어떻게 해야 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도대체 무얼 어쩌시려고, 어떻게 하라고 우리에게 이런 중요한 직분을 맡기시는 것일까요?
도대체 답이 나오질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작은 아들이 우리에게 작은 실마리를 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유산을 미리 받아서 돈을 자유롭게 쓰고 다닐 때는 좋았지만, 돈이 떨어지니까 주변에 사람들도 떨어지고 그는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바닥까지 떨어져 버렸습니다.
돼지가 먹는 것으로라도 배를 채우려고 했으나 그마저도 녹록치 않았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처참하게 밑바닥까지 내려 온지를 알 수 있지요.
본인에게는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기댈 수 없을 때 그에게 떠오른 인물이 있었습니다.
아버지였지요.
아버지께 싹싹 잘못을 빌고 아버지께 의탁하면서 사는 길밖에 없었습니다.
그 비참한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그것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생각만 한 것이 아니라 바로 일어나서 아버지께로 달려갔고 아버지는 그의 잘못을 따지지 않고 그것까지도 품어주면서 그를 반겨주고 그의 아들이라는 지위를 그에게 돌려주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버지께 돌아가 아버지께 의지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면 무슨 수로 하느님의 일에 참여해 그 일을 해낼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아버지께 의탁할 때, 우리 자신에게 의지하지 않고 아버지께 의지할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 안에서 당신의 일을 하시고 우리에게 당신의 일을 해나갈 힘을 주실 것입니다.
아버지께 돌아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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