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 사순 제4주간 화요일
(요한 5,1-16; 에제 47,1-9.12)
찬미 예수님!
성전 오른 편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바다로 흘러들어 가면 그 바닷물이 되살아난다. 그래서 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
언제 들어도 참 신명나는 좋은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이 바로 이 물과 같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수님은 벳자타 연못에서 많은 병자들을 만나십니다.
눈먼 이, 다리 저는 이, 팔다리가 말라비틀어진 이 등 많은 이들이 누워 있었는데, 유독 예수님의 눈길을 끄는 이가 있었습니다.
38년이나 누워있었던 사람입니다.
그에게 예수님의 시선이 머뭅니다.
예수님의 가엾은 연민의 눈길이, 자비의 눈길이 그에게 스며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아주 당연한 걸 물으십니다.
“건강해지고 싶으냐?”
왜 당연한 걸 물으셨을까요?
그가 과연 건강해지고 싶은 마음이나 가지고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그에게는 아무런 희망도 없는 듯이 보였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역시 그의 대답은 그랬습니다.
“물이 출렁거릴 때에 저를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
기회가 눈앞에 왔어도 그 기회는 한 번도 그의 것이 되지 못했던 거지요.
완전한 절망 속에 자리만 지키고 앉아 있던 그에게 예수님의 말씀이 드며듭니다.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그러자 그는 건강해졌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은, 예수님의 연민과 자비의 눈길과 말씀은 성전 오른편에서 흘러내리는 물입니다.
그런데 이 물은 흐르고 또 흘러야 하는 것이지요.
흘러들어온 물을 나만 쓰겠다고 내 안에 가두어 두면 안되겠지요.
우리는 이미 벌써 하느님의 자비의 물을 마신 사람들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의 영적 음료인 피를 마신 사람들이지요.
그리스도의 이 물이 우리 안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흘러가도록, 스며들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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