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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3일 연중12주간 목요일: 속도 꽉찬 살구가 되기를...

작성자 : 최규화 작성일 : 2016-06-23 조회수 : 257

6월 23일 연중12주간 목요일

(마태 7,21-29; 2열왕 24,8-17)



찬미예수님.

'빗 좋은 개살구'라는 옛 격언을 잘 알고 계시지요? 

겉은 번드르르 한데 막상 속을 보면 싱겁기 그지 없는 사람들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오는 모래위에 집을 지은 사람도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표현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님 앞에서 이것 저것 말을 대단하게 하지만 

정작 그 말씀대로 살지 못하는 실속없이 사는 사람을 이야기 하지요.

제가 신학생 때 영성 면담을 하고 

매일 기도 생활을 통해 느끼게 되는 것은 하느님은 ‘잘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전에는 여러 사람들이 저에게 “신부님께 하느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라고 물으면 

“사랑입니다. 진리입니다. 위로입니다.”라고 곧잘 대답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말들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이 사랑이고 위로가 아니라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느님을 느끼고 살아내는 것이 어려운 일임을 느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하느님은 가까워 질수록 주님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참 가벼워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하느님은 '빛 좋은 개살구'처럼 실속없이 믿으면 그 믿음은 금세 무너지게 됩니다. 

언제는 하느님을 세상 그 무엇보다 좋다고 여기다가도

작은 유혹과 시험이 닥치면 모래위에 집을 집은 것 처럼 한 순간에 무너져 버리게 되지요. 

어느 누구나 하느님을 믿으며 좋은 것이든 싫은 것이든 여러 경험을 하셨을 것입니다. 

그 경험들을 다른 이들 앞에서 자랑하듯 이야기 하기보다는 

하느님 앞에서 조용히 녹여내는 연습을 좀 더 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그 때 우리의 삶은 자연스럽게 하느님을 드러내게 되겠지요. 

그리고 여러 미사여구가 아닌 간단한 말로도 많은 이에게 감동과 위로를 주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가 속이 꽉 찬 살구가 되어 나의 삶이 주님을 드러낼 수 있는 하루가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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