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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6일 연중 제13주일 : 하느님의 부르심과 인간의 응답

작성자 : 최규화 작성일 : 2016-06-26 조회수 : 264

6월 26일 연중 제13주일

(루카 9,51-62; 1열왕 19,16ㄴ.19-21; 갈라 5,1.13-18)

찬미 예수님!

오늘 독서와 복음은 하느님의 부르심과 인간의 응답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 줍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언제나 귀를 기울이면서 사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때가 차자 당신께 가야 할 길을 걸어가심으로써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을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도 이 응답을 살아가시는데 있어서 모든 사람에게 환영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을 받아들지 않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제자들은 사마리아 사람들의 마을을 불살라버리려고 하지만 오히려 예수님께 꾸중을 듣지요.

사실 예수님의 응답을 알아듣지 못한 것은 사마리아인들뿐만 아니라 제자들도 마찬가지였던 거지요.

제자들은 예수님을 위해 그렇게 했던 것이지만 예수님께서는 그것마저도 하느님께 대한 응답에 걸 맞는 것이길 원하셨습니다.

 

복음에서는 이어서 부르심과 응답에 대한 세 가지 경우를 이야기합니다.

첫째는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나서지만 예수님께 “No”라는 대답을 듣는 경우입니다.

둘째는 예수님께서 당신을 따르라고 하시지만 다른 일을 먼저 하는 것을 택하는 경우입니다.

셋째는 예수님을 따르겠다고는 하지만 먼저 가족과 작별인사를 하도록 허락을 청하는 경우입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예수님께서 너무 불공평한 것 같고 이랬다저랬다 하시는 것 같지만 그것이 아니라 이 말씀들은 부르심의 주도권이 하느님께 있고 이 부르심은 인간의 응답을 요구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인간이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그런 차원의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먼저 불러주시는 것이고 여기에는 우리의 합당한 응답이 필요한 것이지요.

다른 일을 하고 나서야 해도 되는 그런 것이 아니라 그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만큼 중요한 것이지요.

저는 복음의 마지막 말씀을 들으면서 다시 한 번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처음에는 하느님 앞에 좋은 결심을 하고 열심히 살아나가려고 얼마나 노력을 합니까?

그런데 그게 쉽지 않지요.

하루 이틀 얼마간은 그래도 열심히 하는데 시간이 흘러가고 뜨거운 마음이 식어가면서 우리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해 하느님의 방식이 아닌 우리의 방식으로 응답해 나가려고 하기도 하고, 하느님의 부르심이 아닌 또 다른 길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사실 의식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패턴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철저하게 자기 방식만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하느님께 나아가는데, 부르심을 살아가는데 얼마나 심한 방해를 받고 있는지 알아차리지도 못하기도 합니다.

제가 보기엔 이러한 인간의 상황을 바오로 사도가 누구보다도 깊이 체험하고 또 알았을 것 같습니다.

이런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자유롭게 살라고 부르심을 받았고, 이것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성령의 인도에 따라 살아가는 길 밖에 없다는 것을 말씀해 주십니다.

성령의 인도에 따라 산다는 것은 성령께 귀를 기울이면서 살아간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때때로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한다고 하면서도 그러지 못한 날이 있다는 현실을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걸 인정하고 성령의 도우심 안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해 나가는 도전을 하루하루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성령께 귀를 기울여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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