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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31일 성탄 팔일 축제 내 제 7일(가해)

작성자 : 김민호 작성일 : 2016-12-31 조회수 : 339

성탄 팔일 축제 내 제 7(가해)

 

은행에 가서 이런 경험을 하신 적 있으실 겁니다. 연말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급하게 번호표를 뽑았는데 대기자가 무려 60명입니다.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고민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곳에 다녀오면 그 사이에 제 차례가 지나갈 것 같아서 차마 그 자리를 떠날 수가 없었지요. 마침 빈 자리가 생겨서 앉아서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심심하고 무료해서 휴대폰을 꺼내들고 이것저것을 보았습니다. 한참 동안 휴대폰을 보고 있었지만, 제 차례가 돌아오려면 아직도 먼 것 같습니다. 이제 불평불만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창구에 오래 있는 거야?’, ‘직원들이 일처리를 좀 빨리 하지.’, ‘아니, 저 직원은 왜 또 자리를 비우는 거야?’ 등등…….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계속 간직하는 것이 좋지 않은 것 같아서 묵주를 꺼내들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마음이 평온해지고, 제 차례가 오지 않는 것이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따로 시간을 내서 해야 하는 묵주기도를 바칠 시간이 주어졌음에 오히려 감사의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왜 이렇게 급하게 살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기다리는 것을 커다란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여유 있는 삶을 참지 못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고 놓치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은 2016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한 해의 마지막에 선 오늘,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냈는지를 반성합니다. 솔직히 너무 급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살아야 했는데, 급한 마음에 침묵 속에서 주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그리 많이 만들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런데 복음은 그분께서 이 땅에 오셨지만 그분의 백성은 맞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주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지 못하고 대신 세상의 일을 하는데 급하게 살았기 때문입니다.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들을 제일 윗자리에 놓아두고 주님을 보려고도 하지 않고, 주님의 말씀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이름을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습니다. 당신의 이름을 믿기 위해서는 단순히 믿습니다.”라고 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주님을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러한 노력을 통해 그 이름을 믿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을 통해서 당신께서 만든 세상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를 분명히 알게 됩니다. 주님의 뜻에 따라 빛과 소금이 되는 존재, 주님의 영광을 세상에 드러내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2016년도 이제 저물어 갑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이 아니지요.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2017년이라는 새해를 또 선물로 주십니다. 새롭게 맞이하는 2017년에는 주님 안에서 더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는 그래서 주님의 참된 자녀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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