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7주간 목요일(성 뽈리까르뽀 주교 순교자 기념일-가해)
제목 : 서로 화목하게 지내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다소 섬뜩한 말씀을 하십니다. “손을 찍어 버려라”, “발을 찍어 버려라”, “눈을 빼어 버려라”
처음 이 복음을 접했을 때에 조금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의 이 말씀은 마지막 구절을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 “서로 화목하게 지내라”
어느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특별히 우리 교회 공동체 안에서 교우들끼리 화목하게 지내야 하는 것은 마땅한 일입니다. 그러나 갈등을 빚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움, 시기, 질투로 이어지는 이 갈등은 일방적인 경우는 잘 없습니다. 내가 그 사람을 미워하면 그 사람도 나를 미워하게 되고, 내가 그 사람을 시기, 질투하면 그 사람도 나를 경계하고 시기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내 편’, ‘니 편’ 갈리게 됩니다. 그래서 내가 그를 미워하면 결국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문제로 번져갑니다. 마치 독사에게 물린 내 발의 독이 온 몸으로 퍼져나가듯이 말입니다.
우리가 우리 주위 사람들과 갈등을 빚게 되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다양한 그 원인들 중에는 매우 심각한 것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우리가 빚는 갈등의 원인 중 많은 부분은 사소한 경우일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그것이 사소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이면에 자존심 싸움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서로의 화목을 위한 친교 프로그램 준비에 있어서 이런 저런 방법을 모색하다가도 자신의 자존심 살리기에 집착하면 내 방식만을 고집하게 되어 갈등이 빚어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우습게도 함께 친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도 오히려 그 친교 프로그램 때문에 괜한 미움이 쌓이게 됩니다. 결국 나의 사소한 ‘자존심 지키기’ 때문에 ‘나’와 ‘너’를 죄짓게 하고 ‘우리’ 공동체를 병들게 합니다. 시작은 사소하지만 결과는 엄청나게 되지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그런 우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 발을 찍어버려라. 두 발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는 절름발이가 되더라도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나을 것이다.”
“자존심을 버려라. 그 자존심 때문에 공동체 전체가 불행해지는 것보다 자존심을 버리고 서로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 낫다”
우리는 작은 욕심 하나로 전체를 망치는 어리석음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에만 집착해서도 안 됩니다. 지금 그 누군가와 사소한 자존심 싸움에 빠져 있다면 더 큰 것을 바라보며 나의 자존심을 버리고 먼저 사과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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