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9주간 화요일(가해)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자신의 엄마가 싫어하는 일을 적으라고 했습니다. 몇 가지나 적었을까요? 엄청나게 많이 적었다고 합니다. 줄줄이 적은 엄마가 싫어하는 일을 뒤로 하고, 이번에는 엄마가 좋아하는 일을 적으라고 했습니다. 몇 개나 적었을까요? 많은 아이들이 딱 하나 적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공부’였습니다.
중학교 학생 950명에게 아빠가 좋아하는 음식 5가지를 적어보라고 했습니다. 이 중에서 아빠가 좋아하는 음식을 2가지 이상 맞춘 아이는 몇 명이나 되었을까요? 너무나 충격적일지 모르겠습니다. 겨우 7명이라고 합니다. 만약에 의심스러운 분들은 집에 있는 자녀들에게 한 번 실험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이것은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아이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랍니다. 일반 사람들 역시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은 잘 알아도 좋아하는 것은 모른다고 합니다.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을 알고서 행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알고서 그 좋아하는 것을 행할 때 기쁨이 더 크게 됩니다.
이는 우리 신앙인에게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 싫어하시는 죄에 대해서 집중하는 우리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랑 실천’에 대해서는 얼마나 집중하고 있었을까요? 죄만 짓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그래서 때로는 고해성사 때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을 종종 봅니다.
“저 죄 지은 것 없는데요?”
단순히 죄라는 것이 십계명을 어기는 것만 해당할까요? 고해성사를 통해서 죄 고백을 하지만, 죄의 범위는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것을 행하지 않는 것 역시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것을 알고 행할 때 주님과 진정어린 화해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행복선언을 하십니다.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이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단순히 주인이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는 종이었을까요? 아니었습니다. 주인이 올 때에 문을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이고, 주인 곁에서 시중을 드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바로 주인이 원하는, 주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종이었습니다.
우리들도 상대방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행할 때 감동을 받게 됩니다. 이제는 주님께 그러한 감동을 전해드리는 우리가 되면 어떨까요? 주님께서는 이러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고 그래서 늘 곁에 두고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이제 주님께서 좋아하는 것들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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