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 3주간 월요일(나해)
제목 : 거짓말
[주제성구]
"그래서 그들이 예수님께 ‘모르겠소.’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요즘 재벌가나 세도가에서는 시정잡배나 하는 짓거리를 일상사처럼 행합니다. 그러다 일이 발각되면 으레 하는 말이 있지요. ‘저는 몰랐습니다.’ 그 일에 가담하지 않은 우리도 다 아는데, 일을 지시한 이들이 어찌 몰랐을까요?
참 요상합니다.
오늘 복음에도 ‘모르겠소’라는 말이 나옵니다.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예수님의 권한을 문제 삼자, 예수께서는 오히려 요한의 세례가 하늘에서 온 것인지 사람에게서 온 것인지 저들에게 묻습니다. 예수님의 권한 을 빌미로 그분을 올가미에 씌우려 했던 저들이 외려 자신들이 놓은 덫에 걸리고 만 거지요.
어떤 답을 하든 저들은 난처한 상황에 몰리게 됩니다. 저들은 긍정도 부정도 아닌, ‘모르겠소’라는 말로 발뺌을 합니다.
‘모르겠소’라는 말에는 세례자 요한이 물로 세례를 주는 권한도 예수께서 성전을 정화하신 권한도(마태 21,12-17) 모두 하느님에게서 비롯되었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모른다고 진짜로 몰랐다는 뜻은 아니지요. 저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모르겠다는 말은 누구나 아는 빤한 거짓말인 셈이지요.
한순간 모면하려는 거짓말은 소통을 막고 더 나은 대화로 나아가는 길을 막아 버립니다. 물론 관계마저 끊어지지요. 진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용기가 소통의 길로 나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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